국내 풍력 기업 아직 실증 단계인데…해외는 이미 상용화로 성큼 앞서 [비즈360]
전남 영광에 위치한 전남테크노파크 풍력시스템평가센터 전경. 주소현 기자

[헤럴드경제(전남 영광)=주소현 기자] 풍력발전 사업이 복잡하고 긴 인허가 기간으로 지체되는 사이 국내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내외 풍력발전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성장을 위한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남 영광에 위치한 전남테크노파크 풍력시스템평가센터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8㎿급 풍력 터빈을 실증하고 있다. 8㎿급 풍력터빈 개발은 두산에너빌리티가 2018년 6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수행 중인 국책과제기도 하다. 올해 내에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개발한 5.5㎿급 터빈은 100㎿규모의 한림해상풍력단지에 적용될 예정이다.

유니슨은 지난 6월 10㎿급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이 시행하는 2022년도 재생에너지분야 1차 신규과제의 일환인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개발 및 실증 과제 주관사로 선정됐다. 해외 풍력터빈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국내 최대 용량 해상풍력발전시스템을 개발해 국내 해상풍력시장 경쟁력 확보하려는 취지다.

국내 기업들이 실증 단계에 머무는 사이 글로벌 터빈 제조사들은 8㎿급 터빈을 이미 상용화했다. 세계 3대 풍력터빈 제조사인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은 13㎿, 독일의 지멘스가메사는 14㎿, 덴마크의 베스타스는 15㎿까지 개발을 마쳤다. 3개사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육상풍력 시장의 80%, 해상풍력 시장의 90% 가량을 과점하고 있다.

국내 풍력 기업 아직 실증 단계인데…해외는 이미 상용화로 성큼 앞서 [비즈360]
전세계 풍력발전 시장점유율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 자료]

이에 따라 국내 제조사들의 8~10㎿급 터빈이 상용화돼야 본격적으로 글로벌 터빈 제조사들과의 경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따른다. 전세계 해상풍력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풍력에너지의회(GWEC)에서 올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해상풍력 시장은 올해 9.1GW에서 2030년 50.9GW까지 연평균 24.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내 제조사들의 실적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메이저 풍력발전 제조사들의 경우 국가적 풍력사업을 수주하면서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대규모 물량을 계약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군소 제조사들을 통폐합해가면서 자금력을 확보한 대기업 위주로 글로벌 풍력발전 시장이 재편됐다.

이 때문에 정부가 주도하는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국내 제조사 및 부품사들이 기술력을 제고할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전력공사와 6개 발전자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해상풍력의 서남해 해상풍력 1단계 시범단지에 설치된 발전기의 경우 터빈은 두산에너빌리티, 하부구조물은 현대스틸, 건설사업은 현대건설, 전선 등 내부망은 대한전선이 맡았다.

국내 기업들이 실적을 쌓으면서 수익성까지 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과제다. 한국해상풍력 관계자는 “실증 및 시범사업 자체가 우리 기업이 해외 나갈 수 있게 해주자는 목적이 있다”며 “국내 제조사들이 참여하면서 경제성을 확보하는 게 최대 과제다”고 말했다.

민간 발전사업자들도 터빈 외에 국내 제조사들의 하부구조물이나 베어링 등 핵심 기자재들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국산화율을 높이고 있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의 터빈 부품의 국산화율이 70% 가량인 만큼 부품을 활용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며 “글로벌 제조사의 터빈을 사용하더라도 국산 부품 사용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풍력 기업 아직 실증 단계인데…해외는 이미 상용화로 성큼 앞서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