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 주담대 부담 가중
0.4%P 상승...7년11개월만 최대
신한·하나, 변동이 고정형 역전
고정금리 전환, 4억미만 주택 가닥
빅스텝으로 내달 코픽스 상승 예상
대출자 10명 중 8명이 들고 있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치솟으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의 경우 변동형 상품 금리가 고정형을 웃도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한국은행 역시 연내 기준금리를 3%까지 올릴 가능성이 높아 지금과 같은 코픽스 상승세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조만간 7%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 밴드는 4.04~6.223%로 하단이 4%를 넘어섰다. 시중은행들이 자체 금리인하 조치를 단행해 가산금리를 일정 부분 축소했지만, 코픽스 상승 영향은 피하지 못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38%로 한 달 사이 0.40%포인트 뛰었다. 현 코픽스는 2014년 7월(2.48%) 이후 7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며, 상승폭은 은행연합회가 코픽스 통계를 낸 2010년 이후 최대다. 코픽스가 오르면 이와 연동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한다. 불과 반년 전인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72~5.07%선에 그쳤었다.
이로써 일부 은행은 변동형 상품 금리(신규 코픽스 기준)가 고정형 상품 금리를 다시 역전했다. 신한은행의 이날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51~6.16%로 고정형(4.07~5.72%)보다 높았다. 하나은행도 변동형 금리(4.923~6.223%)가 고정형 금리(4.797~6.097%)를 상회했다. 신한·하나은행은 변동형 금리 산정시 금융채를 기준으로 하지만, 기존 대출자의 선택에 따라 코픽스 또는 금융채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문제는 현시점의 코픽스가 6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반영 전이라는 점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KB국민, 한국씨티)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즉 수신금리가 오르면 코픽스가 동반 상승하는 구조다. 이번 빅스텝 직후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최대 0.9%포인트까지 올린 것을 고려하면, 다음달 코픽스도 큰 폭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변동금리 가계대출을 이용하는 차주는 80%가 넘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이 5월 신규 취급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82.6%로 2014년 1월(85.5%) 이후 가장 커졌다. 차주 대부분이 코픽스 상승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는 얘기다. 이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많게는 1%포인트가량 높은 상황이 계속되자, 차주들이 금리인상기임에도 이자가 조금이라도 싼 변동금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같은 달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기준 변동금리 비중도 77.7%로 집계됐다.
차주들의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는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다만, 이 역시 한정된 대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변동형 상품을 선택한 차주들은 만만치 않은 가계 부담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과 정부는 서민들의 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4억원 미만 주택에 적용된 대출 변동 금리를 고정 금리로 전환하는 대책을 9월 중 시행할 방침이다. 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