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복지부 ‘女우선 발탁’ 지시…‘능력주의’서 선회
“여성인력 성장 중…‘무조건 여성 쓰겠다’는 아니다”
[헤럴드경제=강문규·정윤희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을 지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서울약학대학 학장을 발탁했다.
윤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지시한 ‘잔여 내각 여성 우선 고려’ 방침이 작용한 것이다. 기존 ‘서오남·서육남(서울·5060·남성)’ 등으로 대표되는 ‘능력주의’ 중심의 인선 기조에서 다소 선회했다.
대통령실은 26일 오전 언론공지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잔여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1965년생인 박순애 후보자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다. 대통령실은 “공공행정 전문가로서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윤석열 정부의 교육분야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김승희 후보자는 1954년생으로, 지난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역임했다. 대통령실은 김 후보자에 대해 “보건·의료계의 권위자로 지난 20대 총선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했다”며 “김 내정자의 경륜과 전문성이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 국정과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공석이었던 교육부와 복지부가 여성으로 채워지면서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에서 여성 비율은 26%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19명 가운데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 3명 뿐(16%)이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교육부,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여성인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국회의장단 접견·만찬에서 ‘젠더 갈등’에 유감을 표한 김상희 부의장의 지적이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는 전언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새 정부 내각이 지나치게 남성에 편중돼있다는 외신기자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일정한 업무수행능력이나 (인사 검증) 범위 안에 들어온다면 ‘가급적’ 여성을 쓰겠다는 의미”라며 “‘무조건 여성을 찾아와라’는 지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 생각은 국민소통관 출입기자만 해도 약 40% 이상이 여성이고 각종 고시 출신들도 (비슷한 상황인데), 그렇다고 갑자기 과장급을 차관 시킬 수는 없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될 것이라는 취지”라며 “‘지금 이분(여성)들이 쑥쑥 자라고 있으니 내 임기 후반쯤 가면 이런 얘기 나올 일도 없을 거다’(라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연 정식 국무회의로, 한 총리를 비롯해 임명이 완료된 16개 부처 장관들이 모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위해 임시 국무회의를 열었지만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전임 문재인 정부 장관들이 참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