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사이로 자주식 주차비율 ‘30% vs 21%’ 이중 잣대

타 업체 평균 허가율 30~60%…한 회사만 20%대 집중

수익과 직결되는 용적률에 영향…인근 주민은 피해 호소

[단독] 광주 신축 오피스텔 ‘특정 업체 봐주기’ 논란
광주의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를 놓고 자주식 주차비율 봐주기, 사생활 침해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곳은 거실에서 서로를 마주 보게 건축 허가가 나면서 입주민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거실이 서로 마주보게 신축 오피스텔 허가를 내준 광주 광산구청이 이번에는 법정 주차장 심의를 놓고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 특정업체 봐주기 논란을 빚고 있다. ▶헤럴드경제 4월 22일자 '오피스텔 거실서 마주보게 허가 내준 광산구청, 왜' 참조

광산구가 관 내 오피스텔 건축 허가 과정에서 자주식 주차비율을 일부 업체에만 유리하게 내주면서 용적률을 맞췄고 결국 해당 업체가 직·간접으로 이익을 봤다.

업계에서는 해당 사례를 두고 지하주차장 추가 건설비용과 공사기일 단축 등 10억원 상당의 혜택을 본 것으로 분석했다.

광산구는 지난 2020년 5월 광주시 광산구 쌍암동 H오피스텔 건축을 허가했다. 이곳의 법정 주차 대수는 132세대다. 이에 따라 광산구는 자주식 주차장 30대(21.1%), 기계식 112대로 주차비율을 심의・허가했다. 오피스텔 130세대가 들어서는 이곳은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로 지어진다.

하지만 3m 거리에 불과한 인근 오피스텔 ‘첨단미르채리버파크’와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곳은 2019년 4월 건축 허가를 얻을 당시 자주식 주차장 비율 30%를 승인 받았다. 법정 주차 대수 271대 가운데 자주식 99대, 기계식 231대를 설치한 것이다. 당시 이 회사 관계자가 자주식 주차비율 25%를 광산구에 제안했다가 거절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광주 신축 오피스텔 ‘특정 업체 봐주기’ 논란
광주지역 신축 오피스텔 자주식 주차비율 현황. 특정 업체에만 20%대의 허가가 나면서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광산구청 진정서 캡처]

광산구의 이중 잣대는 광주의 다른 오피스텔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헤럴드경제가 26일 입수한 광주 지역 자주식 주차비율 허가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입주를 앞둔 오피스텔 17건 가운데 단 2곳만 20% 초반의 비율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2곳 모두 같은 회사다.

실제 S토건과 H건설이 시공 중인 ‘H뉴타운 로얄스타파크’ 자주식 주차비율은 21.1%, 또 다른 현장인 S주택 S오피스텔은 24%로 밝혔다. 지난 2019년 입주한 S오피스텔은 자주식 41대, 기계식 130대 등 171대를 허가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시행 중인 15건은 30~60%의 자주식 주차비율로 허가를 얻었다.

‘충장유탑유블레스’ 57.5%, ‘로마스파크오피스텔’ 48.4%, ‘쌍촌동 모아미래도 스카이뷰오피스텔’ 40.4%, ‘충장모아미래도 스위트 엠’ 39.5%로 확인됐다. 오는 8월 준공 예정인 ‘수완예미지 아반코어 파크힐스’의 경우 자주식 주차비율은 59.9%에 달했다.

[단독] 광주 신축 오피스텔 ‘특정 업체 봐주기’ 논란
오피스텔의 경우 건축 허가를 얻기 위해서는 법정 주차 대수를 지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주식과 기계식 주차비율이 나뉘는데 자주식의 경우 편리하지만 건설비용이 많이 소모된다. 서인주 기자

차상준 미르채리버파크 오피스텔 입주자대표는 “광산구청이 고무줄 잣대로 자주식 주차비율을 허가하면서 용적률이 999%에 맞춰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지게 됐다” 면서 “건축법상 주차타워 위치와 조건에 따라 해석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담당기관이 재량권을 남용했거나 업무를 소홀히 한 결과”라고 성토했다.

당시 허가업무를 담당한 유수청 광산구청 주택과장은 “건축법상 오피스텔 자주식 주차비율은 법에 규정된 사안이 아니다. 다만 주민편의를 위해 30% 비율을 권장하고 있다” 며 “당시 교통・환경 등 건축심의위원회를 열어 자주식 주차장 허가를 낸 만큼 특정 업체 봐주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