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그룹이익 40% 담당
현대重그룹, 현대오일뱅크 제외시 적자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이 전체이익 66% 차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전세계 에너지 트랜지션(전환) 바람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탈(脫)석유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지난해 실적에선 정유 부문이 코로나19발(發) 경기 충격의 상당 부분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GS그룹(GS건설 제외)은 지난해 20조2000억원 매출에 약 2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익의 40% 가량인 1조원이 정유 계열사 GS칼텍스에서 나왔다. GS칼텍스는 지난해 2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이중 절반이 그룹 이익으로 잡힌다. GS칼텍스는 GS와 미국 셰브론사와의 합작 법인으로 지분율(1 대 1)에 따라 50%만 그룹 실적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GS칼텍스의 매출 역시 절반이 그룹 매출로 잡히면서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GS그룹 관계자는 “작년 한 해 ㈜GS는 에너지 관련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재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를 조기에 극복했다”며 “정유 부문의 경우 석유 수요 회복에 따라 정제 마진이 개선됐고, 유가 상승에 따라 재고평가 이익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에 속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그룹 실적에 중추적 역할을 감당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작년 1조원 가량을 영업이익으로 벌었는데 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이 1조1000억원이 넘는다. 통상임금 패소로 충당부채을 반영해야 했던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가 없었다면 적자를 기록했다는 얘기다. 현대오일뱅크의 매출(20조6000억원)도 그룹 매출(28조2000억원)의 73%에 해당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SK에너지 등 석유부문이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조8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이 중 66%인 1조2000억원이 석유사업에서 나왔다. 전체 매출(약 47조원) 중 석유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은 약 30조원으로 63%를 차지했다.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와 함께 4대 정유사 중 하나인 에쓰오일(S-Oil)도 지난해 정유 부문의 활약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2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이중 정유 부문이 45%인 1조원을 담당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석유제품 재고수준이 과거 수년 내 최저인 가운데 설비증설 규모를 초과하는 수요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시장이 더욱 타이트해지며 아시아 정제마진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