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한국의 김치 수출 최대’ 국내 보도 평가절하
中 바이두 백과사전엔 '김치 기원은 중국' 왜곡도
서경덕 “그런 김치, 너희는 왜 뺏으려 하느냐” 일갈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국 ‘알몸 김치’ 논란 한 달 만에 중국산 수입량이 늘어난 것은 의외”. “김치의 기원은 중국인에겐 우스개거리지만, 한국인에겐 민족적 자존심과 직결된 무거운 주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김치 종주국’이라는 한국의 자부심을 건드렸다. 환구시보는 지난 9일 한국의 김치 수출량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국내 보도를 전하며 이같은 사족을 달았다.
이날 환구시보는 과거 뤼차오(吕超) 랴오닝 남북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의 인터뷰 발언을 다시 인용하며 12년 만에 김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국내 상황을 전했다. 차오는 “한국은 강대국 사이에서 자국의 전통과 관습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며 “중국인의 눈에는 김치가 반찬일지 모르지만 한국인의 눈에는 세계에서 중요한 발명품"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 중국산 김치의 '위생 문제'를 지적했던 한국에서 여전히 중국산을 수입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알몸 김치' 동영상으로 인해 작년 4월 한때 5년 만에 최저치(1만8025톤)를 기록했던 한국의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불과 한 달 만에 전월대비 21.6% 증가했다고 보도하면서다.
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바이두 백과사전에 한국의 김치 주권을 주장한 사실을 거론하며 김치가 한국의 국가적 자부심을 “지나치게 민감한 상태로 끌어올린다”고도 언급했다.
이같은 보도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그렇다면 중국은 왜 우스개거리 반찬 따위를 그토록 빼앗으려 하느냐고 맞받아쳤다. 서 교수는 12일 소셜미디어(SNS)에서 "그런데 왜 '단순한 반찬'을 중국은 빼앗으려 하느냐"며 "한국인들은 최소한 다른 나라의 가장 중요한 발명품을 훔치려 들지 않는다. 이 점이 바로 한국인과 중국인의 가장 큰 차이"라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가 백과사전에 김치의 기원을 중국으로 적고 있는 점도 재차 비판했다. 그는 한 차례 바이두에 관련 자료 등을 보내 내용 수정을 이끌어냈지만, 몇 시간 만에 '김치가 삼국시대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왜곡된 문장으로 재수정 된 뒤 추가 수정이 불가한 '잠금' 상태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 교수는 "환구시보는 앞으로 김치 관련 보도를 할 때는 감정적인 기사를 쓰지 말고, 부디 김치의 역사적·문화적 팩트를 정확히 조사한 뒤 기사화하길 바란다. 언론의 생명은 '팩트체크' 아니냐"는 일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