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랜덤 피규어 받기 위해 음식낭비” 비판
당국, ‘먹방 벌금부과’ 뒤이어 ‘제작·배포’ 금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국 소비자단체가 패스트푸드 업체 KFC의 이벤트가 과소비와 음식 낭비를 조장한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앞서 ‘먹방 금지’ 법안까지 도입한 당국의 기조와 맥을 같이 하는 비판 목소리다.
13일 중국 소비자협회에 따르면 KFC는 중국 1호점 개점 35주년을 기념해 세트 메뉴 구매시 중국 장난감 제조사 팝마트(POPMART·泡泡瑪特)의 인기 캐릭터 '디무'(DIMOO)의 랜덤 피규어를 증정하고 있다. 피규어 종류는 총 7가지로, 99위안(약 1만8000원)짜리 세튜 메뉴를 한 번 구입할 때마다 피규어 1개를 랜덤으로 증정 받는다. 세트 메뉴에는 치킨, 콜라, 햄버거, 에그타르트 등이 들어있다.
이에 소비자협회는 KFC의 랜덤박수 이벤트가 원하는 피규어를 받기 위해 음식을 낭비하도록 조장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72분의 1 확률로 나오도록 한 '희귀 아이템'이 세트메뉴 사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이같은 상술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이 피규어만 꺼낸 뒤 음식을 버리거나 원하지 않는 캐릭터가 나오면 햄버거 상자를 통째로 매장에 버리고 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당국의 대대적인 '음식 낭비 줄이기' 캠페인과 궤를 같이 한다. 중국은 2020년 8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식량 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 이같은 캠페인을 벌여왔다.
지난달에는 국가발전계획위원회가 나서 방송사나 인터넷 영상 서비스 제공자가 폭음·폭식 등으로 음식을 낭비하는 콘텐츠를 제작·배포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표했다. 만약 방송사 등이 시정 요구에 불응하거나, 낭비 양태가 심각한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 방송 중단 등 제재를 가하고 책임자는 법에 따라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위원회는 밝혔다.
한편 패스트푸트의 판촉 행사 하나에 시민단체까지 나선 것은 중국내 KFC의 위상이 그만큼 상당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KFC는 최근까지 중국음식협회가 조사한 패스트푸드 브랜드 선호도에서 10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로컬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의 식생활에 맞춰 토마토 계란탕, 죽, 요우티아오(油条) 등을 판매해 대중을 사로잡았다는 평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