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변신한 이재명 대선 후보 즉석 대화
“노는 게 공부, 아이들 1시간 놀게 해야”
“직장인 2시간 의무화 정책위 토론 제언”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산타옷을 입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성탄절인 25일 저녁 어린이들을 만나 '1일 산타'를 자처했다.
성탄절을 기념해 어린이들의 소원을 하나하나 들었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말에 당황하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연말 분위기를 내 '산타 마을'로 꾸민 서울 영등포구 당사 회의장에서 아이들 8명과 '비(非)정상회담'을 열었다.
비록 국가 정상인 대통령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바라는 대통령의 모습을 허심탄회하고 재미있게 풀어간다는 구상에 따라 마련된 행사였다.
초등학교 4학년 정유정 양이 소원을 말하며 "친구들이랑 놀고 싶은데 다들 학원을 가 잘 놀지 못해요. 수업 맨 마지막 시간을 놀이시간으로 해 친구들과 매일 한 시간씩 놀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하자 이 후보는 크게 웃으며 "너무 좋다"고 외쳤다.
그는 "법으로 모든 학생은 하루에 무조건 한 시간은 놀게 하자"며 "요새 노는 게 더 큰 공부다. 노는 게 더 중요합니다"라고 답했다.
아이들은 이 후보에게 "학교 분위기가 안 딱딱하고 신나면 좋겠어요", "어린이날에 청와대에 초청 받고 싶어요"와 같은 천진한 소원부터 "자동차로 다른 나라에 여행 갈 수 있게 해주세요" "군사력이 강해졌으면 좋겠어요" 등 다소 진지하게 통일·안보 분야 소망을 털어놓기도 했다.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순수한 발언에 '산타 마을'에는 잠시 웃음이 일기도 했다.
"용돈 많이 주는 할아버지나 삼촌을 닮았다"는 초등학교 5학년 전시현 양의 말에 한 참석자가 "할아버지와 삼촌 중 어디에 가까우냐"고 되물었고, 아이가 고민 없이 "할아버지요"라고 답해 현장에는 웃음이 일었다.
아이들은 또 자신들이 바라는 대통령의 모습으로 "착하고 일 잘하는 사람", "약속 잘 지키는 사람" 등을 꼽았다.
이 후보는 아이들과 대화를 마치고 잠시 유튜브 댓글을 살폈는데, 한 시청자가 "직장인도 놀게 해 주세요"라는 댓글을 달자 이 후보는 "맞다. 직장인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의무화하는 법, 당 정책위에서 토론 한번 해달라고 해주셔야 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