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재 몸값 상승...사설학원 특수

‘코딩 수업’ 교육연령대도 낮아져

영유아 교육 앱 ‘쥬니버스쿨’ 인기

조기SW교육 필요성 인식도 높아져

‘개발자 모시기’ 광풍…4살 꼬마도 ‘코딩열풍’

“결국 미래는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이해가 필수입니다. 코딩교육이라고 해서 어려운 컴퓨터 용어가 아니라 덧셈, 뺄셈처럼 기본적인 개념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논리적 사고를 키워주려 합니다.”(코딩 교육 앱을 이용 중인 4세 자녀를 둔 학부모)

“아이가 컴퓨터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방과 후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한 달 20만원 넘는 금액이지만 전망이 밝은 만큼 최대한 뒷받침해줄 생각입니다.”(코딩 사설학원에 초등3학년 자녀를 등록시킨 학부모)

최근 IT 개발자가 유망 직군으로 각광받으면서 코딩 조기 교육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올해 초 IT 개발자 몸값 상승으로 코딩 사설학원이 특수를 맞은 데 이어 교육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아직 한글도 안 뗀 4살 아이도 코딩 수업을 받을 정도다.

조기 코딩교육은 최근 산업 트렌드와 깊은 연관이 있다. 전 영역에 걸친 디지털 전환 흐름으로 개발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IT인재는 그야말로 ‘귀하신 몸’이 됐다.

판교IT기업 기준 신입사원 초봉도 5000만원~6000만원까지 오른 데다 스타트업계에서는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까지 내세우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유아 대상 교육 앱 ‘쥬니버스쿨’이 코딩교육 수요와 맞물려 학부모들 사이 호응을 얻고 있다.

쥬니버스쿨은 네이버커넥트재단이 지난 8월 말 4~7세(36개월~취학 전)를 대상으로 출시한 소프트웨어 교육 앱이다. 논리와 수학을 가르쳐 프로그래밍 이해력을 길러주는 것이 목적이다. 숫자와 덧·뺄셈, 방향 등 기본적인 개념을 통한 사고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학부모들은 “31개월 남아인데 지금부터 학습을 시키고 싶었다. 주도적으로 학습하면서 아이가 좋아한다” ,“우리 아이가 너무 좋아하고, 생각보다 잘 따라와서 놀랐다” 등 반응을 보이며 구글플레이스토어 기준 높은 평점(4.7점)을 기록하고 있다. 학습 대상은 아직 한글도 채 떼지 못한 영유아지만, 영상 기반의 프로그램으로 호응도 높다.

초·중등생부터 수강생을 모집하는 코딩 사설학원들도 6세부터 원생을 받고 있다. 목동에 위치한 코딩학원 관계자는 “아직 한글을 몰라도 블록 기반 코딩 교육을 통해 학습이 가능하다”며 “영유아 원생 문의도 확연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달 수강비는 10~30만원대, 교구 가격은 100만원을 넘는 고액임에도 학부모들의 관심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학원 측은 전했다. 코딩 열풍에는 개발직군 몸값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학원가에서는 올해 초 IT업계에 불어닥친 개발자 연봉 인상 전후로 달라진 현장을 체감하고 있다.

광교 신도시의 한 코딩학원 관계자는 “코로나로 지난해 문을 닫을 위기에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며 “개발자 연봉 기사가 쏟아진 3월달에는 수강생이 전달 대비 100% 증가했다”고 말했다.

조기 소프트웨어 교육 필요성에 공감하는 인식도 높다. 한국정보교육학회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소양과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AI) 교육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 70%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2022년부터는 초등학교 5학년은 실과 시간을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게 된다. 학교 정규 수업으로 코딩교육이 편성되면서, 조기 교육 바람이 더욱 탄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개발직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개발자 9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미 8월까지 300여명 정도를 선발했다. 넥슨은 지적재산권 개발을 위해 2022년까지 1000명 이상의 신규 채용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이달 22일까지 개발, 기술, 기획 부문 하반기 공개 채용을 진행하며 최종 합격자에게 최대 1억원의 스톡옵션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