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급등했던 김포 아파트값
올들어 경기 평균 하회하며 주춤
매물 늘고 호가 하락…실거래가도 약보합
교통개선에 따른 가격 상승 여력 있어
“급매 빠지면 다시 오를 것” 전망도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의 서울 강남 직결이 결국 무산되면서 경기 김포시 아파트시장이 어수선한 분위기다. 지역 주민의 반발이 여전한 상황에서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는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교통개선 효과가 있어 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경기 김포시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달보다 0.93% 상승했다. 5월 변동률(0.75%)보다 소폭 올랐으나 경기 지역 평균(2.60%)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시장을 이끌었던 김포의 아파트값은 올해 2월 이후 상승폭을 좁히며 경기 지역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다.
김포 지역 아파트값은 지난해 하반기 급등세를 보였지만 올해 초 ‘GTX-D 노선이 김포~부천 구간만 연결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주춤해지기 시작했다. 정부의 광역교통 시행계획안 발표 여파로 4월부터는 상승률이 대폭 하락했으며 5~6월에는 오름폭이 더욱 줄며 0.1%대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에는 매물이 늘었고 매도 호가도 떨어졌다고 현지 중개업계는 전했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등에 따르면 전체 2467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풍무동 김포풍무센트럴푸르지오는 중복 매물을 제외하고도 매물이 204건 나와 있다. 10채 중 1채꼴로 매도 의사를 밝힌 셈이다. 시세는 폭넓게 형성돼 있는데 전용면적 84㎡ 기준 절반 이상은 직전 최고 실거래가격(8억2000만원)보다 낮게 책정돼 있다는 전언이다.
실거래가격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풍무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96㎡는 지난달 6일 7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직전 거래가격(8억1000만원)보다 6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건너편 풍무푸르지오 전용 111.90㎡도 지난달 3일 직전 거래보다 5000만원 떨어진 8억원에 거래됐다.
장기동 고창마을 반도유보라 전용 101.87㎡는 지난 3월 5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세웠으나 2분기 들어 5억3000만원, 5억4500만원에 손바뀜됐다. 거래 자체가 적어 호가가 낮은 매물부터 팔려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강남 직결이 무산됐을 뿐, GTX-D 노선 개설로 교통개선 효과가 상당해 집값에도 중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부는 GTX-D 노선을 GTX-B 노선과 연계해 용산까지 직결 운행하고 서울 지하철 5호선을 연장하는 방안을 내놨다.
여기에 올해 주택 매매 수요가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로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김포 지역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의 시장 흐름은 전반적인 가격 피로감 누적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풍무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장 물량은 넉넉한 편이지만 호가를 낮춘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체결되고 나면 가격이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교통개선에 따른 가격 상승 여력이 크다고 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돼 있지만 최근 3개월간의 경기권 내 아파트 최고가 경신 흐름을 보면 김포시가 중간 정도는 된다”며 “강남이 아닐 뿐 도심접근성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패닉셀링(공황매도)’이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당분간 주춤하겠으나 전체적으로는 교통 환경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시장 가격에 반영될 개연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