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문硏‧체코 카렐대학교, 비주축 자전 소행성 회전 변화원인 세계 최초 규명

[영상] 지구충돌위협 소행성 ‘TC4’ 회전 비밀 풀렸다
소행성 2012 TC4 3D 형상 모형 영상.[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천문연구원은 체코 카렐대학교와 함께 ‘소행성 2012 TC4’가 일반적인 소행성과 달리 특이한 비주축 자전운동을 하는 현상을 확인하고 관측데이터를 분석해 TC4의 자전주기가 빨라졌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비주축 자전운동이란 팽이가 쓰러지기 직전에 비틀거리면서 회전하듯이 자전하며 이처럼 자전축이 회전하는 세차운동이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소행성은 주로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를 공전하는 소행성대에 위치한 태양계 작은 천체들이다. 근지구 소행성 TC4는 지난 2012년과 2017년에 각각 지구로부터 약 9만5000km, 50000km 거리까지 접근했다. UN이 승인한 국제가상네트워크인 국제소행성 경보네트워크(IAWN)와 천문연은 소행성 TC4의 공동 관측 캠페인을 추진했고, 전 세계 21개 천문대가 참여해 TC4의 밝기 변화를 추적했다. 천문연-카렐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이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TC4의 3D 형상 모델을 구현, 그 결과 2012~2017년까지 5년 사이에 TC4의 자전 속도가 18초 빨라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소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지 않고 햇빛을 일부만 반사하는 데다, 크기가 작아 직접 관측하고 연구하는 데 제약이 많다. 연구진은 TC4가 자전하며 태양빛을 반사해 나타나는 밝기의 변화를 역산해 3D 모델을 구현했고 이를 통해 TC4가 비주축 자전 소행성임을 밝혔다. 또한 소행성에 가해지는 여러 가지 내외부적 요인을 가정해 계산한 결과, TC4의 자전 상태가 달라진 주요 원인은 소행성의 태양 에너지 흡수와 재방출에 따른 요프 효과때문이라고 밝혔다.

TC4가 완전한 구형이며, 표면에 흡수된 태양 에너지가 모든 방향으로, 동시에 같은 세기로 재방출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TC4는 구형이 아닌, 길쭉한 타원체다. 그 결과 TC4 표면에 흡수된 태양 에너지가 방향에 따라 다른 세기로 방출되며, 이 때문에 TC4의 회전 방향이 시간에 따라 변화할 수밖에 없다.

이희재 천문연 박사는 “근지구 소행성 특성과 요프 효과에 관한 연구를 통해 충돌 가능성이 높은 소행성을 발견하고 물리적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비주축 자전 소행성의 자전 변화를 실제로 확인했고, 이러한 천체가 어떤 물리적 변화를 겪는지 예측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문연은 비주축 자전을 하는 또 다른 소행성 아포피스에 대한 직접탐사 임무를 계획하고 있다. 아포피스는 2029년 4월 14일 지표면에서 3만 1천km 상공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포피스는 요프 효과보다는 지구 중력에 의한 조석력의 영향을 받아 자전 특성이 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책임자인 문홍규 천문연 박사는 “이 논문은 바주축 자전 근지구소행성에 대해 요프 효과를 최초로 검출한 성과로 평가받는다”라면서 “ 앞으로 아포피스 탐사 임무를 기획하는데 논문에 쓴 분석 방법을 그대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천문학회 천문학 저널’ 2월 11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