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국경선 분쟁…드론이 승리 전략?

'중국 견제' 뭉친 나라들, MQ-9B 구매 러시

[김수한의 리썰웨펀]심화되는 중국-인도 갈등…인도, 최신 美무인기로 승부
MQ-9A 리퍼 [미 공군 홈페이지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인도가 중국과의 군사적 갈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최신 공격용 드론(무인기) 30대를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지난 번 중국과의 '국경 충돌' 당시 중국군이 민간 드론업체의 '공중 지원'을 받은 사실을 파악하고 본격적인 '무인 공중전'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 및 파키스탄과의 갈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해상 및 육상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산 MQ-9B 프레데터 무인 공격기 3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인도는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들여 제조사인 미국의 제너럴아토믹에어로노티컬시스템(제너럴아토믹·GA-ASI)사로부터 MQ-9B 프레데터 30대를 구매하는 계획을 다음달 승인할 예정이라고 익명의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밖에 인도는 향후 10년간 2500억달러를 투입해 군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도군이 공격용 무인기인 MQ-9B 프레데터를 도입하면 남부 인도 해양에서 중국 해군 함정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중국 및 파키스탄군과의 갈등에 대처하는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군은 감시 및 정찰용 드론만 운용하고 있다.

MQ-9B 프레데터는 미군이 2001년부터 운용해온 'MQ 프레데터' 시리즈의 최신형 모델이다. M은 다목적, Q는 무인기를 의미한다.

▲중국-인도 국경선 분쟁…드론이 승리 전략?=국경선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른 중국과 인도는 아직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3488㎞에 이르는 실질 통제선(LAC)을 사실상의 국경으로 삼고 있다. 그러다보니 지금도 인도군과 중국군은 LAC 인근에서 조금이라도 더 영토를 넓히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라다크 갈완(중국명 자러완) 계곡에서 양측 군대가 '몽둥이' 등을 동원해 몸싸움을 벌여 최소 20명의 인도 군인이 사망하고 중국군도 다수의 희생자를 냈다. 당시 분쟁을 계기로 중국군과 인도군은 최근까지 히말라야 산악 지대에서 '마라톤 대치'를 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은 최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중국 견제 목적'의 쿼드(QUAD) 출범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 인도, 일본, 호주가 참여하는 이 다자 군사협의체는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팽창을 막는 저지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오는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참석한다.

특히 최근 미중 갈등의 심화 속에 미-인도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 이달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미국의 전략적 군사 파트너로 부상한 인도를 방문할 계획이다.

미국이 인도에 수출할 MQ-9B 프레데터는 미군 공격형 무인기의 최정점에 있는 무기다. 지난해 1월 3일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군인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미군이 저격할 때 사용한 무기는 MQ-9A 리퍼였다.

미국 방위산업기업 제너럴 아토믹스가 개발, 2007년 실전 배치한 MQ-1 프레데터가 끊임없이 진화한 결과물이다. MQ-1 프레데터의 개량형이 MQ-9A 리퍼(프레데터B), MQ-9A 리퍼의 개량형이 MQ-9B 프레데터다. MQ-9B 무인 공격기는 스카이가디언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군은 자체적으로 MQ-9 리퍼를 개량, 항속거리를 늘린 MQ-9 리퍼-ER도 운용 중이다.

소형 경비행기 크기인 MQ-1 프레데터는 정찰 기능에 간단한 무장을 장착한 수준이라면, 대전차 공격기 크기인 MQ-9A 리퍼는 무장 기능이 양적, 질적으로 대폭 향상됐다. 무장 탑재능력과 최대 항속거리(1852㎞) 등이 MQ-1 프레데터의 2배로 알려졌다.

레이저 유도폭탄과 헬파이어 미사일을 개량한 닌자 폭탄 '헬파이어 R9X', 링스(Lynx) II SAR(합성개구) 레이더와 전자광학센서 시스템을 탑재해 야간 및 악천후에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SAR 레이더는 위성이나 비행기가 비행 도중 여러 번 각도를 바꿔 같은 지역에 전파를 발사, 되돌아오는 전파를 수신해 만든 서로 다른 영상을 한 화면에 합성, 높은 해상도를 갖는 영상을 만든다.

MQ-9A 리퍼는 다시 MQ-9B 계열의 스카이가디언, 해상형 MQ-9B 시가디언 등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MQ-9B 제원은 길이 11.7m, 너비 24m, 최대 이륙중량 5.67t, 연료 탑재 중량 2.7t이다. 날개와 동체 중앙 등 총 9곳에 각종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다양한 센서와 무기 등의 탑재 중량은 2.155t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389km, 상승 한도는 12km, 비행거리는 1만1100km, 체공시간은 40시간으로 알려졌다. 전자광학과 적외선 카메라, 360도 탐색레이더, 자동정보체계(AIS) 등도 탑재하고 있다.

[김수한의 리썰웨펀]심화되는 중국-인도 갈등…인도, 최신 美무인기로 승부
MQ-9A 리퍼 [미 공군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견제' 위해 뭉친 나라들, MQ-9B 구매 러시=미국 외에는 대만이 MQ-9B를 획득한 첫 나라가 될 예정이다.

미 당국은 지난해 11월 대만에 6억달러(약 6900억원) 상당의 MQ-9B 시가디언을 판매하는 안을 승인했다. 다만, 대만 판매 버전에는 레이저 유도폭탄과 헬파이어 미사일 등 공격무기는 포함되지 않았고, 정찰 및 통신 장비 등으로만 구성됐다. 호주군과 일본 해상보안청도 이 무기 수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견제에 필수적인 나라나 쿼드 참여 국가가 모두 MQ-9B 무장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MQ-9A의 가격은 미군이나 영국군 등이 구입할 경우 대당 300~400억원, 일본은 대당 1000억원, 아랍에미리트(UAE)는 대당 1800억원 등 나라별로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분류는 단순 참고 자료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군사장비 업계는 같은 무기라 하더라도 무장과 옵션 등의 선택 폭이 넓어 무기 금액을 단순히 대당 가격으로 환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인도가 거액을 들여 MQ-9B를 구매한 것은 중국의 무인기 운용에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인도와의 국경 분쟁으로 충돌이 벌어지자 민간 드론업체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선전(深圳)에 있는 드론 업체인 커웨이타이(科衛泰·ALLTECH)는 위챗 공식 계정에 올린 글에서 자사 직원 2명이 인도와 국경 분쟁 현장에서 인민해방군을 도왔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들 직원은 인민해방군을 도와 드론을 띄워 주변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일을 했다.

파견 직원 중 한 명인 자오보는 "당시 주변 환경은 매우 좋지 못했고 외부와 연락이 전혀 불가능했다"며 "드론을 잘 조종하고 모든 현장을 정찰해야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다른 직원인 스즈룽은 "힘들고 목숨이 위험한 환경 속에서도 조국을 위한 작은 기여를 할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런 글은 군사 동향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을 다룬 탓인지 곧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