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믿었던 중국 소비자들에게도 외면 당한 화웨이?”
미국의 제재로 휴대폰 사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는 화웨이가 중국 시장에서도 외면을 받고 있다. ‘오포’, ‘비보’ 등 중국 현지 업체에 밀려 결국 지난달 시장 1위를 자리를 내줬다. 화웨이를 뒷받침해주던 중국 내 ‘애국 소비’ 효과가 시들해지면서,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걷고 있다.
화웨이의 약세에 ‘오포’ 등 현지 업체뿐 아니라 애플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미중갈등 속에서도 중국 소비자들은 애플 아이폰12을 더 많이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매체들은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무려 60%나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화웨이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매각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달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17%를 차지, 3위를 기록했다. ‘아이폰12’ 효과를 톡톡톡히 보고 있는 애플(17%)과 공동 3위였다.
굳건히 1위 왕좌를 지켜오던 화웨이는 결국 3위까지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지난해 12월 5주차부터 화웨이를 앞지르기 시작한 오포가 시장 1위를 차지했다. 21%의 점유율로 처음으로 화웨이를 제쳤다. 이어 비보가 18%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화웨이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화웨이의 출하량은 8300만대로, 전년동기(9770만대) 대비 감소했다. 2014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후 4분기에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4분기 중국 시장에서 총 188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이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중저가 브랜드 ‘아너’를 포함한 출하 대수로, 2019년 4분기 3330만대와 비교해 44% 급감한 수치다. 점유율도 38%에서 22%로 16%포인트 줄었다. 반면, 애플은 화웨이 추락에 따른 수혜를 누리고 있다.
애플은 중국 출하량 상위 5위 스마트폰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3440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하며 전년 동기(3010만대) 대비 출하량이 14% 늘었다. 외산폰으로 유일하게 중국 시장 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4분기 출시된 아이폰12 효과를 톡톡히 봤다.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중국 출하량은 1530만대로, 전년 동기(1270만대)와 비교해 출하량이 20% 급증했다.
2020년 한해 동안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0% 기록한 애플은, 지난달 기준 시장 점유율 17%로 우뚝 성장했다. 화웨이와 동급을 기록했다.
한편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 매각설과 관련 “매각은 영원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