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300만원 넘는 폰이 주름이 자글자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지난 22일 공개한 폴더블폰 ‘메이트X2’가 출시도 전에 ‘주름폰’이라고 지적받으며 체면을 구겼다. 공개 이전부터 ‘주름 없는 미래(crease-less future)’를 구현해냈다고 자신해 왔지만, 과장된 홍보였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화웨이의 세 번째 폴더블폰 메이트X2는 접히는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생기는 주름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눈에 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IT매체 기즈차이나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트위터 등에 게재한 메이트X2 실물 기기 사진을 공유하면서 “일부 사람들은 SNS에서 회자되는 ‘주름이 없는 미래’라는 화웨이의 슬로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메이트X2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름이 그대로 남아있고 뚜렷하다”고 했다. 이밖에도 현지 언론은 “결국 화웨이 메이트X2는 주름이 없지 않았다” 등 제목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2와 비교해도 우위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름의 깊이는 갤럭시 제품보다 얕지만, 화웨이의 제품은 갤럭시의 ‘U자’ 모양과 달리 ‘W자’로 넓게 퍼져있어 눈에 더 거슬린다는 분석이다. 갤럭시Z폴드2는 저장용량 512GB 제품을 기준으로 중국에 1만6999위안(약 295만원) 가격으로 출시됐는데, 화웨이 메이트X2의 동일 저장용량 제품의 가격은 1만8999위안(약 326만원)으로 30만원가량 비싸다.
화웨이 폴더블폰의 주름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소재의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화웨이 메이트X2는 화면 보호 소재로 투명 폴리이미드필름(CPI)를 적용했는데, CPI는 깨지지 않고 잘 접힌다는 장점이 있지만 손톱으로 누르기만 해도 자국이 남을 정도로 긁힘이나 찍힘, 주름에 약하다. 반면 갤럭시Z폴드2가 사용한 초박형유리(UTG)는 접히는 정도나 내구성은 다소 열세이지만, 경도나 주름, 시인성 면에서는 CPI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다.
대신 화웨이는 힌지(경첩) 부분의 틈을 없애 완전히 밀착된 형태로 기기를 접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을 기술적 우위로 강조하고 있다. 힌지 안쪽에 물방울 작은 물방울 모양 공간을 마련해, 디스플레이를 접을 때 화면이 살짝 말려 들어가도록 했다. 기기의 한쪽을 보다 얇게 제작해, 접었을 때 왼쪽과 오른쪽의 두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도록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화웨이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갤럭시Z 폴드2와 직접 비교하는 사진까지 준비했다.
화면도 메이트X2가 더 크다. 내부 디스플레이는 8인치, 외부 디스플레이는 6.45인치다. 갤럭시Z폴드2는 접은 상태에서는 6.2인치, 펼치면 7.2인치다. 주사율은 90㎐로 갤럭시Z폴드2(120㎐)보다 낮다. 주사율은 1초에 화면이 깜빡이는 횟수로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 움직임이 부드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