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 초중고생 708명 설문
고교생 78% “결혼해도 아이낳지 않아도 돼”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초·중·고교생 10명 중 7명가량은 결혼과 출산에 대해 “반드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동·청소년 세대에 확산된 부정적인 가족 가치관을 해소하고 가족 친화적인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발표한 ‘우리나라 초·중등학교 학생들의 결혼, 자녀, 가족 가치관에 관한 조사연구’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67.4%는 ‘결혼을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고 대답했고,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은 16.7%에 그쳤다.
특히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결혼의 필요성에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8~9월 전국 남녀 초·중·고교생 7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서 미혼·비혼 동거에 대한 인식은 수용적 태도가 49.8%로, 부정적 인식(17.1%)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출산·양육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이 높았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반드시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응답이 70.3%이었고, 특히 고등학생은 78%가 출산이 의무가 아니라는 데 공감했다.
육아의 어려움으로는 ▷많은 양육비(24.6%) ▷책임감 부담(17.6%) ▷자녀 엇나감 걱정(12.4%) 등을 예상했다.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혼자 키울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무응답(38.1%)과 부정적 의견(31.8%)이 많았다. 여성의 가사 전담에는 78.6%가, 남성의 일(직업 활동) 전담에는 77.5%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의 이필영 소장은 “이번 연구 조사를 통해 국내 아동, 청소년 사이에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가족 가치관이 팽배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 아이들이 열린 그리고 가족 친화적인 문화를 형성해 나갈 수 있게 기초 중등 교육과정에서 인구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