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갤럭시S20→S21, 한국서 아이폰보다 안 팔린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이 텃밭인 한국에서도 애플 아이폰에 판매가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내놓은 갤럭시S20에 이어 올해 전략제품 갤럭시S21도 아이폰11, 아이폰12보다 판매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지만 텃밭인 한국 시장에서만큼은 삼성의 전략폰이 항상 우위를 보였다. 아이폰보다 판매가 부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0 시리즈가 경쟁 모델인 애플의 아이폰11보다도 덜 팔렸다.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도 판매량이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18일 발표한 국내에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모델 상위 10개 목록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는 총 4종이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 2종, 갤럭시S20 시리즈 2종이 순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20 울트라와 갤럭시노트20 기본 모델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고,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0 기본 모델이 6위, 갤럭시S20 플러스(+) 모델이 8위를 차지했다.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량이 평균적으로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4배 이상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순위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뿐만 아니라 갤럭시S20 시리즈는 애플의 아이폰11과 아이폰 SE보다도 적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구체적인 판매량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아이폰11이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4위를 기록했고, 아이폰 SE가 5위에 올라, 갤럭시S20 기본 모델(6위)과 갤럭시S20+(8위)를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특히 갤럭시S20+는 자사의 중가폰 갤럭시A90(7위)보다도 덜 팔렸다.
아울러 아이폰12 프로의 경우엔 10월 말 출시돼 판매 일정이 3개월이 채 안 됐지만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9위에 안착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휴대폰은 다름 아닌 삼성전자의 저가폰 갤럭시A31이었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가폰을 많이 사는 스마트폰시장이다. 저가폰보다 고가폰 비중이 더 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스마트폰시장에서 800달러(약 88만4000원) 이상 고가폰이 차지한 비중(38%)이 저가폰(34%)보다 4%포인트 컸다.
하지만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저가폰 수요가 폭증했다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설명이다. 갤럭시S20 시리즈도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 가운데 소비심리마저 갑작스레 위축되며 판매절벽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전략제품 갤럭시S21도 아이폰12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못 미친다. 아이폰12는 국내에서 약 3개월 동안 무려 120만대나 판매됐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21도 전작인 갤럭시S20과 비교하면 30%가량 높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지만 아이폰12보다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