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거의 매일 대만 ADIZ 침범

미군 정찰기, 남중국해서 월 70회 출격

[김수한의 리썰웨펀]미중 남중국해서 '초고성능' 무인정찰기 전쟁
미 해군 고고도 무인정찰기 트리톤(MQ-4C)[노스럽그루먼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 전투기가 거의 매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고 미군은 남중국해에서 한 달간 70회 이상 정찰기를 띄우는 등 미중 갈등이 악화일로에 있다.

9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밤 중국 J-16 전투기 2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와 대만군 공군 전력이 출동해 무전으로 퇴거를 요구하는 등 대응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대만 지지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중국은 지난해 9월부터 적극적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군용기를 보내 연일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거의 매일 정찰기, 초계기 등 각종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여보내고 있다.

중국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달 23~24일 양일에 걸쳐 매일 10대 이상의 전투기, 폭격기, 정찰기를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켜 대만을 압박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 또한 자국 군용기가 거의 매일 대만해협에 출격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일 대만 언론을 인용, 중국이 지난달 거의 매일 대만해협에 군용기를 출격시켰다고 전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군용기는 지난달 31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3차례 진입했다. 대만 국방부는 J-10 전투기 2대, J-11 전투기 4대, Y-8 정찰기 1대 등 중국 군용기 7대가 지난달 31일 대만이 실효 지배하는 남중국해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에서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대만 방공식별구역에서 중국 군용기가 관찰되지 않은 것은 단 하루밖에 없다고 자유시보는 전했다.

◆중국, 거의 매일 대만 ADIZ 침범=앞서 지난달 28일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월례 브리핑에서 "'대만 독립'은 곧 전쟁을 의미한다"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은 대만 독립 세력뿐만 아니라 대만을 지원하는 외국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 당국은 대만 지원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미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이와 관련, "중국과 대만 사이의 긴장이 대결 같은 것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면서도 "우리는 대만의 자기방어를 도울 의무가 있으며 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싱크탱크는 최근 미군 역시 남중국해에 집중 출격하고 있다며 미국 견제 의지도 내비쳤다.

중국 베이징대 해양연구원이 설립한 싱크탱크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이달 초 소셜미디어에 지난 1월 한 달간 미군 대형 정찰기가 최소 70대 남중국해에 출격했다고 밝혔다.

SCSPI는 특히 미군 루스벨트호 항모전단이 남중국해에 진입한 지난달 23일 미군의 작전에 주목했다.

SCSPI는 당일 P-8A 포세이돈 대잠초계기 5대와 EP-3E 정찰기 1대,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1대 등 총 7대의 미군 정찰기가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펼쳤으며, 이는 하루 최다 기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미군 정찰기의 남중국해 하루 최다 출격 기록은 지난해 7월 3일의 6대라고 비교했다.

◆미, 남중국해서 월 70회 정찰기 출격=SCSPI는 또한 미 해군의 최신예 트리톤(MQ-4C) 무인정찰기의 활동이 증가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Q-4C는 현존 해상초계기 중 가장 높은 고도에서 작전을 전개할 수 있고, 최장 10시간 비행 가능한 '잠수함 사냥꾼' 포세이돈(P-8A) 보다 높은 곳에서 보다 장시간 임무수행할 수 있다.

MQ-4C는 1만8000m 상공에서 최대 30시간 임무 수행이 가능한 반면, 포세이돈은 최고 비행고도 4만피트(1만2192m)에서 최장 10시간 체공이 가능하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8년 6월 1조9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잉사가 제조한 포세이돈을 대당 2200억원으로 8대 내외 들여오기로 했다. 아울러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4대를 8800억원에 구매계약을 체결, 2019년 1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순차적으로 4대를 인도받았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급 무인정찰기다.

'바다의 글로벌호크'로도 불리는 MQ-4C는 글로벌호크를 해상용 광역 해상 무인초계기로 개발한 기종으로, 지난해 1월 처음으로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됐다. 1회 비행으로 호주 국토 전면적에 해당되는 700만㎢를 정찰할 수 있고, 상공에서 지상의 골프공 크기 물체를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이 무인정찰기가 중국 해군 전함, 잠수함, 기타 수중활동 정찰에까지 활용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최근 차이훙(CH)-5 무인기 해양형 버전을 개발, 시험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CH-5는 최고 8300m 상공까지 올라가 최대 35시간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