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평일엔 벤츠 뒷자리, 주말엔 벤츠 운전석”
평일 출퇴근 시간 기사가 고급 차량으로 태워주고 주말엔 직접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구독형 모델이 오는 3월 출시될 예정이다.
출퇴근 이외 시간 기사가 앱 호출을 받고 일반 승객 대상 운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사를 배치한 타다 모델에 렌터카와 운송 플랫폼 기능을 합쳤다.
대신 타다 주력 차량이었던 카니발이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급 모델 위주로 구성했다.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이후 복합 서비스를 들고 나온 ‘제2의 타다’가 모빌리티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레인포컴퍼니는 고급 렌터카를 이용해 월 단위 구독 고객과 일반 고객 대상 유상 여객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차량을 배정하는 프리미엄 모빌리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현행 법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장관의 면허 없이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해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자동차를 임차한 자는 렌터카를 유상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알선할 수 없다. 대여사업용 자동차는 주사무소·영업소가 설치된 곳에서 영업구역, 차량반환 등이 한정돼 있다.
이에 레인포컴퍼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다. 그 결과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렌터카 차량 100대로 한정해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를 부여받았다. 덕분에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시행일(올해 4월 8일) 전에도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일 수 있다. 다만 시행일 이후 6개월 내로 플랫폼 운송사업 기준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한다.
레인포컴퍼니는 오는 3월부터 프리미엄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 BMW, 아우디, 캐딜락 등 수입차와 국산 제네시스까지 고급차 위주로 구성된다. 권오상 레인포컴퍼니 대표는 “평일 기사가 태워주고 주말 직접 운전하는 서비스의 경우 모델과 거리 등에 따라 월 구독료는 120만~200만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라며 “벤츠 E-클래스를 기준으로 했을 때 월 12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앱 호출 기반 일반 승객 운송 서비스 관련 “카카오 블랙, 모범택시 수준으로 요금이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인포컴퍼니는 최초 차량 50대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100대로 늘린 뒤 오는 8월 이후 300대까지 증차할 계획이다.
업계서는 타다 모델에 고급차 특화 전략을 도입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가 통할지 주목하고 있다. 타다(타다 베이직)가 규제에 가로막힌 이후 모빌리티 시장이 활성화될지도 관심사다.
타다는 11~15인승 차량을 빌릴 때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일 때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제한한 개정안 때문에 중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또 사업자는 플랫폼 운송사업자 지위를 허가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일정한 차고지를 갖추고 택시 시장 안정을 위한 기여금을 내도록 했다.
이후 플랫폼 운송 사업자와 택시업계 갈등 중재를 위해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을 위한 권고안’까지 나왔다. 플랫폼 사업자는 ▷운행 건당 800원 ▷차 1대에 월 40만원 ▷매출의 5% 중 하나의 방식으로 택시업계 상생 지원금을 내야 한다.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가 고객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짊어져야 할 부담도 적지 않다.
동시 신규 서비스에 대한 기대도 받고 있다. 과기정통부 측은 “법 개정안 이후 고령층 등 특수 소비자 대상 규제샌드박스 신청은 있었지만, 대중 상대로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는 시도는 이번 레인포컴퍼니가 처음”이라며 “차별화된 프리미엄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 선택권이 확대되고, 플랫폼 운송사업의 조기 시행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에 기여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대표도 “타다금지법 이후 일자리를 잃은 드라이버들이 다시 모빌리티 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