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이제 막 출시된 폰에는 50만원 지원! 1년 지난 폰에는 48만원 지원?”
삼성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1을 두고 이동통신사의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뜨겁다. 사전예약 첫날부터 5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내걸었던 LG유플러스의 도발에 KT에 이어 버티던 SK텔레콤도 결국 출고가의 최대 50%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신상이 약 1년 전 출시된 전작보다도 지원금이 높은 현상이 발생했다.
20일 SK텔레콤은 갤럭시S21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50만원(월 12만5000원 요금제)으로 상향했다. 이는 언팩 행사 이후 사전예약이 시작된 지난 15일 예고했던 공시지원금(8만7000~17만원)을 3배 가까이 끌어올린 것이다.
이로써 갤럭시S21에 대한 이동통신3사의 공시지원금은 모두 최대 50만원으로 조정됐다. LG유플러스가 처음부터 26만8000~50만원의 지원금을 책정했고, KT는 10만~24만원을 내걸었다가 바로 다음날 26만2000~50만원 수준으로 올렸다.
갤럭시S21에 대한 지원금은 전작인 갤럭시S20 보다도 규모가 크다. 현재 SK텔레콤은 월 12만5000원 최고가 요금제로 갤럭시S20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48만원을 지원한다. 같은 요금제로 갤럭시S21을 구입할 때보다 2만원 적은 지원금이다. KT 역시 월 13만원 요금제를 쓰는 고객에게 갤럭시S20은 48만원을, 갤럭시S21에는 50만원을 지원한다. LG유플러스만 13만원 요금제에 65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해, ‘헌폰’에 더 많은 지원금을 지급하는 일반적 정책을 쓰고 있다.
출시 이후 약 두 달 뒤부터는 공시지원금을 한 차례 확대하는 경향을 보여온 만큼, 전작과 신작의 공시지원금 역전 폭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0에 대한 이통3사의 공시지원금은 사전예약 당시 17만~24만3000원 수준에서 약 두 달 뒤 42만~50만원으로 불어난 바 있다.
물론, 일각에선 고액 요금제를 쓰는 고객의 경우 공시지원금이 늘어난 것이 크게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매달 요금의 25%를 24개월 동안 할인받을 수 있는 선택약정 상품에 가입하면 애초에 50만원을 훌쩍 넘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SK텔레콤에서 갤럭시S21을 월 12만5000원 요금제로 구입하면, 통신사 대리점·판매점이 자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최대 15% 추가 지원금을 합쳐 57만5000원이 할인된다. 하지만 요금제 선택약정 할인을 받을 경우 75만108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공시지원금은 제조사 및 통신사의 구매 지원 정책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와 이통사는 유통점에 마케팅 비용 명목으로 판매 장려금을 지급하는데, 이는 공시지원금과 별도로 유통점에서 고객에게 지급하는 불법보조금의 재원이 된다. 공시지원금 규모를 키울 만큼 판매 실적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면, 판매 장려금 규모와 이에서 파생되는 불법 보조금 규모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