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년기획 - 5대 싱크탱크 수장에게 듣는다]
코로나19 속 비대면 플랫폼ㆍ바이오산업은 오히려 호황
제도가 산업 트렌드ㆍ기술발전 속도 못 따라가 뒤쳐질 판
규제 해결 못하면 신기술·신사업 제한 글로벌시장서 도태
“기업은 SW·데이터 역량 확충, 디지털 전환 가속화해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국내 경제연구원장들은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경제가 코로나 이후 일상화되고,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확산 따른 산업재편이 급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택배 등 플랫폼을 매개로 한 비대면 온라인산업이 크게 성장했으며 향후에도 대면활동의 위축이 지속되면서 IT, 플랫폼 기업의 성장은 한층 더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생산 등으로 바이오산업의 성장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코로나 이후 세계경제는 비대면 경제의 일상화, 글로벌 밸류체인의 재편, 노동시장 양극화 등의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위기 극복 이후에도 생산기술의 자동화와 소비의 편리성 등으로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더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에도 디지털화의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산업구조 재편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역시 “자산시장에 머물러 있던 대규모 유동성이 실물시장으로 빠르게 몰리면서 산업 재편이 급가속 흐름을 탈 것”이라며 “상반기 중에는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한 기계와 원재료 산업이 활기를 띠고, 하반기 이후 건강·보건·환경, 비대면·AI·5G 등 기술산업 부문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코로나 이후 경제산업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그린 전환이 본격화되는 것”이라며,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 에너지 소비 세계 7위,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4위, 재생에너지 비중 4.8%로 세계 최하위권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성취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국가적인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려면 규제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태신 원장은 “우리나라는 데이터, 네트워크 등 디지털화에 필요한 하드웨어 경쟁력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나, 각종 규제 및 사회적 인식이 산업 트렌드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부처 간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신기술·신사업의 출시가 제한되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며 “타다 사례를 보면 새로운 기술·서비스 출현에 따른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확보하는데 정부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민 원장은 “정부는 적극적인 서비스산업 육성정책을 통해 내수산업의 시장기회를 적극 개발하고, 치밀한 통상정책을 통해 강대국들의 줄세우기 경쟁에 대비하면서 좀비기업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해치지 않도록 시장원리에 충실한 구조조정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업은 SW·데이터 역량 확충, 스마트 물류 및 매뉴팩쳐링 구축,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동근 원장은 “포스트 코로나시대 급격한 산업지형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략적인 투자와 인재 확보가 필요하다”며 “구조적 불황 이후 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정부 정책과 기업투자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