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금리에 ‘월세는 손해’ 인식…수요자는 전세 원해
‘아파트 대체수요’ 면적 넓을수록 전셋값 상승폭 커져
투자용 인기 시들…매매가격지수 지난달 하락세 전환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월세 계약이 보편적인 오피스텔에서도 수요자들의 전세 선호현상이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다. 저금리 영향과 더불어 아파트 대체수요 현상이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감정원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오피스텔 전세가격지수는 6월 대비 0.68% 상승했다.(감정원은 올해 6월을 지수100으로 설정(신표본)하고 통계를 산출하고 있다.) 상승폭 또한 매달 격차를 벌리고 있다.
7월 서울 오피스텔 전셋값이 전월대비 0.03% 상승한 이후 ▷8월 0.14% ▷9월 0.16% ▷10월 0.17% ▷11월 0.18%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세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그만큼 오피스텔 전세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역세권 오피스텔에 전세로 사는 직장인 A씨는 “대출 금리가 낮아서 전세가 훨씬 유리한 선택지”라며 “집주인에게 내는 월세보다 은행에 이자로 내는 게 심적으로도 덜 손해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면적이 넓을수록 전셋값도 많이 올랐다. 소비자들이 오피스텔을 아파트 대체수요로 접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서울의 85㎡ 초과 오피스텔은 지난달 6월대비 0.4% 상승했는데, 60㎡초과~85㎡이하 및 40㎡초과~60㎡이하는 0.28%, 40㎡ 이하는 0.14% 올랐다. 1인 가구가 찾는 소형보다 가족 단위가 살 수 있는 중대형 수요가 높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임차계약이지만 월세는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월세가격지수를 보면, 서울 오피스텔의 월셋값은 지난달 0.01%(6월 대비) 오르는데 그쳤다. 6개월 동안 가격변동이 거의 없었던 셈이다. 심지어 서울 동남권(강남권 포함)은 지난달 0.01%(6월 대비) 하락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요즘 트렌드가 오피스텔에 살더라도 월세보다는 전세를 원하는 수요자가 많다”며 “자연스레 전세가격은 상승하고 월세는 수요자를 구하기 힘드니까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구매는 매달 월세를 받으려는 투자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월세 수요 감소에 세금 부담까지 더해지며 투자수요도 줄고 있다.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가 지난달 하락세로 전환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6월부터 미미하게 상승해오다 지난달은 10월 대비 0.05% 떨어졌다. 특히 40㎡ 이하 소형은 0.08% 하락했다.
한편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평균매매가격은 2억5181만원, 평균전세가격은 2억86만원으로 조사됐다. 전세가율이 80%에 이르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 5000만원 정도에 그쳤다. 월세는 평균보증금 1500만원에 월세 77만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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