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이징서 열린 호화사치품 박람회 연일 화제 예금 20억원 부자들만 입장 허용 로열 아셔 ‘다이아’ 등 70여개 럭셔리 브랜드 전시 한국 차병원 노화방지 프로그램에도 큰 관심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 부자들이 관심을 갖는 호화 사치품 박람회가 베이징에서 열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우리 돈 20억원이 넘는 롤스로이스 팬텀 카 등 갖가지 럭셔리 상품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백만장자들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사치품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는 중국. 부자들만을 위한 사치품 박람회는 일반 서민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상상 초월‘ 사치품박람회=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인근의 대형전시장 ‘국가회의센터’. 이 곳에서 한국에선 보기 힘든 전시회가 열렸다. 바로 사치품 박람회다. 내로라하는 세계 최고의 명품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정식 명칭은 ’제3회 베이징 야오라이(耀萊) 호화사치 브랜드 문화박람회‘다. 사치품브랜드 라이센스 판매기업으로는 중화권 최대인 홍콩 야오라이그룹이 주최한 행사여서 이같은 명칭이 붙여졌다. 중국에선 이같은 사치품 박람회가 한 해에 50개 정도 열린다.

[슈퍼리치] ‘자기과시’ 중국 부호들…20억 롤스로이스 · 수억원대 시계 척척

박람회장 입구에 들어서자 럭셔리 카의 대명사인 롤스로이스, 벤틀리, 람보르기니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곳에 전시된 초대형 롤스로이스 팬텀 카는 중후하면서도 호화스럽다. 한국 돈으로 2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관람객들이 차 옆에서 부지런히 사진을 찍는다.

네덜란드의 최고급 보석브랜드 ‘로열 아셔’도 눈에 뛴다. 세계 왕실을 주 고객으로 삼고있는 이 회사는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왕관을 제작한 업체로 유명하다. 전시된 초대형 다이아몬드 반지가 황홀하고 눈부시다. 1개 가격이 수억원이 넘는 초고가 시계 브랜드 ‘리처드 밀’도 박람회장 한켠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일반 제품과는 차별화된 의류, 와인, 오디오, 캠핑카, 웨딩용품, 호화별장, 건강식품, 미용품 등 15개 국가의 70여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국 부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박람회장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행사를 주최한 야오라이그룹은 은행 예금 자산이 우리돈 20억원이 넘는 부자 및 업계 관계자 7만명에게만 행사장 출입이 가능한 초대장을 발송했다. 베이징에 살고있다는 관람객 장리(張麗·42)는 “모두가 좋은 물건들이고 특히 보석류가 마음에 든다”면서 “사치품 박람회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스크린골프 등 한국업체들도 가세=이번 박람회에선 한국업체들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스크린 골프 업체인 한국의 ‘G스토리’는 참가 브랜드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의 부스를 자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의 꿈, 우리의 꿈’이란 슬로건을 외관에 내걸고 108㎡ 규모의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부스 내에 마련된 스크린 골프에서 관람객 3명이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G스토리’는 같은 스크린을 이용해 골프 뿐 아니라 영화, 전자오락, 가라오케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G스토리’의 이상운 대표는 “별장을 보유한 중국 상위 1% 부자를 대상으로 스크린 골프 기계를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면서 “일반적으로 중국의 별장들은 한국보다 규모가 훨씬 커서 스크린골프 기계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스크린 골프는 개인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 주목받고 있다”며 “중국에서 새로운 개념의 스크린 골프 시장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차병원그룹도 안티에이징(노화방지) 브랜드인 ‘차움’을 소개하는 부스를 열었다. 연간 1억원의 회비를 내면 개인 건강에 대한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맞춤형 방식을 통해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국 부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이 밖에도 건강식품 생산업체 에이펙셀도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의 ’키토산 프리미엄‘은 한 세트에 가격이 무려 60만위안(약 1억원)에 달했다.

[슈퍼리치] ‘자기과시’ 중국 부호들…20억 롤스로이스 · 수억원대 시계 척척

▶명품소비 ‘큰손’ 중국=세계 사치품 시장에서 중국 부자들은 ’큰손‘ 역할을 하고있다. 이들은 전 세계 2000억달러가 넘는 사치품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중국인 관광객들의 해외명품 소비는 미국 독일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명품들을 싹쓸이 쇼핑하는 이들의 구매력에 전 세계는 놀라고 있다.

중국 부자들을 연구하는 후룬(胡潤)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자산 규모 1000만위안(약 17억4000만원) 이상인 중국의 백만장자 수는 전년보다 4만명 늘어난 총 109만명에 달한다. 이는 직전해인 2012년보다 3.8%가 늘어난 수치로다. 증가세 역시 이전의 3%보다 가속화됐다. 자산 규모가 1억위안(약 174억원)가 넘는 억만장자 수는 전년보다 2500명 늘은 6만7000명에 달한다.

중국 부자들은 일반적으로 럭셔리카, 보석, 고급시계, 명품 가방, 유명 패션·의류, 화장품 등을 선호한다. 그들의 최대 관심사는 건강이다. 스위스 미국 일본 등지로 고가의 의료여행을 떠나는 부자들이 상당히 늘고있는 추세다.

이같은 중국의 신흥 부유층을 노리고 세계 고급 브랜드가 중국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런던의 부동산 개발업체로 ‘쇼핑 빌리지’라는 고급 아울렛 체인점을 운영하는 밸류 리테일은 최근 장쑤성 쑤저우에 대형 명품 아웃렛몰을 개장했다. 그러나 상위 1%의 부자가 전체 GDP의 33%를 독식하는 중국내 ‘부의 쏠림’ 현상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