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적극 대응

규정의 탄력적 적용

창의적 아이디어 구현

비대면 서비스 강화

보훈처의 확 달라진 보훈행정…'임을 위한 행진곡' 금지 논란은 옛말[김수한의 리썰웨펀]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대전보훈요양원 비접촉 안심 면회 창구에서 한 가족이 면회하고 있다.[연합]
보훈처의 확 달라진 보훈행정…'임을 위한 행진곡' 금지 논란은 옛말[김수한의 리썰웨펀]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13일 재개관한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해 독립운동사연구소 및 전시관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국가보훈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가보훈처가 확 달라진 적극적 보훈행정으로 국가유공자들과 6·25 참전 유엔용사들, 독립유공자 후손을 감동시키고 있다. 과거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하는 등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던 보훈처가 '보훈 서비스 전문기관'으로 위상을 바꿔가고 있다.

보훈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유공자 진료에 차질이 우려되자, 이들이 보훈병원이 아닌 일반병원을 즉시 이용할 수 있도록 절차를 생략하는 등 법령의 적극적 해석 및 불합리한 규제 개선으로 적극행정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지역에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되고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이 선포되면서 대구보훈병원과 경북 일부 보훈진료 위탁병원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거주하는 국가유공자들의 진료에 차질이 우려됐다.

보훈처 관계자는 "평상시 절차에 따른다면 이들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데 최소 2~3개월이 소요됐을 것"이라면서 "치료를 받는 입장에서 절차를 과감히 생략하고 거주지 인근 일반병원을 위탁병원처럼 즉시 이용하도록 선제적으로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적극 대응=또한 국가보훈대상자가 특별재난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감염병으로 사망했을 경우 재해위로금 지급이 불가하다. 이에 보훈처는 감염병인 경우 모든 지역의 동일한 사망 피해에도 재해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지난 3월 24일부로 개정했다.

보훈처는 생활조정수당을 받는 보훈 대상자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기준에서 탈락할 때 별도 소득 조사 없이 생활조정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는 기존 절차 개선도 적극 추진했다.

기초수급자 기준에서 탈락하면 현 규정상 지급을 중지해야 하지만, 코로나19 위기 상황임을 고려해 제도 개선 전에도 직권 소득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또한 조사 결과 소득요건이 기준에 맞지 않는 경우에만 지급을 중지하도록 했다.

▶'규정대로 X' 규정의 탄력적 적용=규정상 재해복구비와 긴급자금 등은 천재지변 및 재해 피해 시에 지원한다. 이와 관련, 보훈처는 코로나19 상황도 천재지변 및 재해로 보고 나라사랑대부대상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경우 재해복구비 600만원, 격리자 긴급자금 300만원 등을 추가 지원했다.

확진자 본인 및 가족의 나라사랑대부는 특별재난지역에 준해 1년간 상환기간 연장 및 이자 면제 조치했다. 대구·경북 소재 사업장 운영자에게도 1년간 같은 혜택을 주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재가복지 서비스가 중단됨에 따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의 국가유공자들에게는 긴급 복지 지원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전국 27개 보훈관서는 보훈복지사, 보훈섬김이 등 복지담당 공무원과 복지인력으로 구성된 '재가복지서비스 특별기동반'이 운영됐다.

보훈처 측은 "재가복지서비스 특별기동반은 면역력이 취약한 대상자들의 위생 및 건강 관리를 지원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업무를 적극 권장해 복지카드 발급은 보훈관서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홈페이지로 신청하면 받을 수 있게 했다.

중장기 복무 후 전역한 군인을 위한 제대군인지원센터는 온라인 또는 팩스로 전직지원금과 직업능력개발교육비 등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센터 교육지원증명서 등 서류도 온라인 발급이 가능하게 조치했다.

▶창의적 아이디어 구현=올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22개국의 유엔참전용사에게 마스크 100만장을 지원했다.

보훈처 측은 "유엔참전용사에 대한 마스크 지원은 70년 전 받은 은혜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보답이라는 의미"라며 "여러 정부 부처 협조로 마스크 지원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앞서 보훈처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할 때 현지 10개 공관 등을 통해 현지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전달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고령의 국가유공자들에게 마스크를 우편 배달해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국립묘지 참배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어려워지자 온라인 묘소사진 전송, 헌화, 하늘편지 낭독 및 의전단 대행 참배 등의 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제60주년 4·19혁명기념일을 맞아서는 가수 수십명이 참여한 '상록수 2020' 뮤직비디오를 제작·공개해 반향을 일으켰다.

▶비대면 서비스 강화=전국 6개 보훈병원에서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 유공자가 병원을 방문했다가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전화상담 및 처방을 실시했다.

보훈요양원에서는 가족 면회가 제한됐으나 3월 24일부터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면회하는 '비접촉 안심면회', '영상면회' 등을 운영했다.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은 "이러한 보훈처의 적극행정은 보훈가족 입장에서 현장의 문제점을 꼼꼼히 살피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한 전 직원들의 강한 의지와 변화된 조직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국정과제인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 앞으로도 적극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