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015년·2019년 징계건수 자료 공개
2015년 6만2359건→2019년 4만2038건
“군 민주성·투명성 높아져 대부분 공개해”
“군 사건 꾸준한 감소 추세에도 기강 논란”
'하극상' 사건은 5년전 63건→작년 217건
국방부 “오는 5월 하극상 특별점검TF” 대응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군 당국이 오는 5월 '하극상' 범죄 특별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새로 꾸려질 TF에서는 하극상 사건의 발생 배경과 보고·처리 시스템의 문제점 및 개선 사항 등을 논의하게 된다"고 30일 밝혔다.
군이 '하극상' TF를 구성하기로 한 건 군의 각종 사건·사고 건수가 5년 전에 비해 크게 감소하고 있으나, '하극상' 사례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최근 군의 기강 해이 논란으로 이어지는 각종 사건·사고가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5년 전과 현재의 사건·사고 징계 건수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5년 군의 징계 건수는 6만2359건에서 2019년 4만2038건으로 크게 줄었다.
외부의 지적과 달리 최근 들어 군의 사건·사고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데, 오히려 증가하는 것처럼 잘못 인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5년 전과 현재의 징계 건수를 공개한 것이다.
2015년과 2019년 사건·사고 징계 건수 중 간부의 경우 5957건에서 5360건으로 600여건이 줄었고, 병사는 5만6402건에서 3만6678건으로 약 2만여건이 줄었다.
사망은 2015년 93건에서 2019년 86건으로, 군무이탈은 291건에서 104건으로 크게 줄었다. 또한 상관과 관련된 사건 역시 2015년 1662건에서 2019년 1181건으로 500여건 정도 줄었다.
군 관계자는 "통계에서 드러나듯이 군의 각종 사건·사고는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한 게 아니다"라며 "요즘 군의 각종 사건·사고가 과거보다 크게 늘고 있는 것처럼 비춰졌는데, 이는 그만큼 군이 과거에 비해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 전직 장성은 "군은 수십만명으로 구성된 하나의 사회여서 일반 사회처럼 크고작은 사건·사고가 매일 일어나게 마련"이라며 "요즘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는 각종 사건·사고는 과거에는 알려지지도 않았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병사나 부사관, 장교 가릴 것 없이 이들이 연루된 사안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흥미성으로 보도가 되는 것 같다"며 "국민들도 과거에는 듣도보도 못한 군의 사건·사고가 경쟁적으로 보도되니 관심도 높아지고 '군이 요즘 기강이 많이 해이하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역시 지난 29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 기강 해이' 지적이 나오자 "현재 전체적으로 군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5년 전과 비교해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장병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고, 민주적이고 투명하고 지금은 모든 것이 드러난다"면서 "법규에 따라 정확하게 지휘권을 보장해주고, 그러면서도 장병들 인권은 보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선진화된 병역으로 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방부가 공개한 2015년과 2019년 사건·사고 징계 자료에서 이른바 '하극상' 사건은 63건에서 217건으로 150여건 증가해 우려를 산다.
최근 알려져 '군 기강 해이' 논란으로 이어진 사건 중에서도 병사(상병)가 여 중대장을 야삽으로 폭행하거나 남성 부사관이 남성 장교를 성추행하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
정 장관도 전날 국회에서 "상관 범죄와 관련된 잘못된 부분이 2배 정도로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와 관련, 과거에는 징계 처리하던 사안들을 엄중 처벌 기조에 따라서 조치하면서 처벌의 수위가 높아졌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군은 높은 민주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분위기 속에 관행적 문제를 고쳐나가면서도 '하극상'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통해 엄격한 지휘권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군은 최근 연일 '지휘관 대책 토의'를 열어 '기강'과 '소통'을 함께 확립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