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정체성 등 전부문 혁신
친환경차 100만대 판매 목표
기아차(박한우 사장·사진)는 14일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2025년을 기점으로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에 기반한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제시된 플랜 S를 통해 기아차가 선제적인 전동화차량(EV) 전환과 이에 기반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시대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전통적 완성차 업체라는 정체성이 우버, 그랩 등 모빌리티서비스의 성장과 ICT 기업의 시장진입, 테슬라 등 신생 기업의 출현으로 흔들리고 있는 만큼 새로운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게 기아차의 판단이다. 당장 올해부터 유럽 지역에서 이산화탄소(CO₂) 배출 규제가 95g/㎞로 강화되는 등 환경규제가 까다로워진 것 역시 변화를 촉구하는 요인이다.
브랜드 정체성(BI), 기업 이미지 (CI ), 디자인 방향성(DI), 사용자 경험(UX) 등 전 부문에 걸쳐 근본적 혁신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2021년 EV 전용모델 CV 출시를 기점으로 2025년까지 전 차종에 걸쳐 EV 풀라인업을 구축한다. 2026년에는 EV 50만대, 친환경차 100만대를 판매하는 게 목표다. 전체 판매 차량 중 비중은 EV 12.3%, 친환경차 25.1%까지 끌어올려 EV 선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전용 모델 CV는 단 20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고 1회 충전에 5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기반한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CODE42와의 협업을 통해 직관적이고 차별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를 제공할 예정이다.
EV의 저변이 확대되려면 소비자가 현재 내연기관 차량을 운용할 때와 비슷하거나 더 적은 비용이 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현재 고가 모델에 치우친 EV 라인업을 중저가부터 고가 라인까지 세분화해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모빌리티 솔루션은 소유하기보다 빌려쓰는데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패턴에 대응하기 위한 기아차의 대안이다. 단순히 EV와 자율주행(AV) 차량을 제조해 판매하기에 그치지 않고 사람과 상품의 이동과 관련된 밸류체인을 선점하겠다는 것.
기아차는 이러한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두가지 핵심 사업으로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MaaS)’와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사업을 제시했다.
기아차가 제시한 MaaS는 내연기관을 규제하고 있는 세계 주요 도시 거점과 외곽지역을 자율주행 로봇택시로 연결하는 환승거점을 구축해 한 곳에서 교통과 물류, 소비를 할 수 있는 거점을 구성하는 사업이다.
기존에 현대차그룹이 투자 및 조인트벤처를 진행한 앱티브(APTIV), 오로라(AURORA) 등 자율주행 기술 기업과 공동 개발할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PBV 사업은 고객 맞춤 전용차량이나 하나의 플랫폼에서 세단, SUV, 상용차를 만들 수 있는 플레서블(Flexible) 맞춤 차량 등을 개발해 2030년까지 연간 18.4% 늘어날 B2B 수요에 대응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EV 리더십 확보와 신흥시장에서의 내연기관 시장 확대를 통해 기아차는 2025년까지 영업이익률 6%, 자기자본이익률(ROE) 10.6%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29조원을 투자한다. 매년 2% 이상의 금액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신기술 확보를 위한 지분 및 제휴투자를 연간 1조1000억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