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이어 경희-동국대 등 동참

고려대 총학생회가 언론사 대학종합평가를 거부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이에 입장을 같이 하는 다른 대학들의 거부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경희대, 동국대, 성공회대, 한양대 총학생회(이하 ‘좋은학생회만들기’모임)은 26일 대학평가 주관 언론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줄 세우기’식 대학평가가 대학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평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좋은학생회만들기 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각 대학들이 언론사의 대학평가지표를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해오고 있는 것은 이미 오래됐다”며 “그 대학의 특성과 현황에 따라 고유한 발전전략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에서 높은 점수를 쳐주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임은 “한국사회의 학벌카르텔을 깨뜨리는 데 언론사 대학평가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20년이 넘게 진행된 언론사 대학종합평가로 학벌카르텔은 깨지기는 커녕 오히려 더 두텁게 그 지위와 위상을 지켜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인 유학생 등 외국인 유학생수, 유행처럼 개설된 영어강의, 취업과 스펙관리에만 열을 올리는 대학행정의 실태 등이 모두 대학평가가 낳은 비정상의 단면”이라며 “단기적인 지표성장, 순위상승에 목숨을 건 대학들의 ‘줄서기’에 결국 학생들이 그 피해를 감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언론사 대학평가 거부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모임은 “학생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구조에 맞서는 일이야말로 학생회 본연의 일”이라며 “곧 대학 내 학우들을 직접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학평가 거부를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이날 총학생회 명의의 선언에 이어 조만간 일반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는 ‘릴레이 선언’을 받을 예정이다.

오는 10월11일 오전 11시부터 한양대에서는 ‘누구를 위하여 대학은 줄서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도 열린다.

이태형ㆍ박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