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의 국제 연구컨소시엄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64국 219개 민족의 유전체를 분석한 ‘아시아게놈’ 연구 성과가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의 커버스토리를 장식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인구의 58%를 차지하는 아시아인과 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을 이어받은 전 세계 모든 인종을 대상으로 질병 원인의 규명, 맞춤형 진단과 치료, 정밀의학의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아시아인 치료에도 유럽인 유전체 분석결과가 주로 적용됐었다.
5일 산학계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국내기업 마크로젠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주도하고, 싱가포르 난양기술대(NTU), 인도 유전체 분석기업 메드지놈, 미국 로슈그룹 자회사 제넨테크 등이 참여한 국제 컨소시엄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가 수행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으로 공개된 아시아인 유전체 데이터 중에서 가장 많은 아시아 지역과 인종을 포함한다.
연구진은 아시아 종족에게는 이전 연구들에서 밝혀진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유전적 특성이 존재하며,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민족별 주요 약물에 대한 반응이 다름을 규명해냈다. 연구진은 “이를테면, 항응고제 ‘와파린’의 경우, 한국, 중국, 일본, 몽골인과 같은 북아시아 조상을 가진 사람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게놈아시아 연구팀은 2016년 아시아인 10만명 유전체 정보 분석을 목표로 출범, 앞으로도 연구를 심층 강화할 예정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밀의료센터 석좌교수인 서정선 교수(한국바이오협회장, 마크로젠회장·사진)와 난양기술대학교 스테판 슈스터 교수가 공동 연구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서정선 서울대 석좌교수는 “아시아인에 대한 유전체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아시아인이 특정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지, 특정 약물에 더 잘 반응하는지 분석해낼 수 있다”며 “앞으로 10만명 아시아인 유전체 빅데이터를 성공적으로 완성해, 국내외 아시아인 관련 질병 및 약물 유전체 연구를 활성화하고 아시아인 맞춤 정밀의학 실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2016년 10월 세계 최고 정밀도의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를 완성해 네이처 본지에 발표한 바 있는 마크로젠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확보한 DB를 활용해 인종별 특성을 반영한 소비자직접의뢰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개발, 해외 법인 및 지사를 통해 전 세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난양기술대 스테판 슈스터 교수는 “게놈아시아 100K 프로젝트가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는 아시아인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