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만 직위해제 경찰 20명…경찰청은 공개거부

직위해제되거나, 구속되도 월급 일부 지급

성폭력·비위 드러나도 직위해제 경찰 20명 급여 계속 받는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각종 비위 등의 혐의로 직위해제된 경찰관들에 대한 급여 지급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구속돼 구치소에 있는 경찰도 급여를 받고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2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각종 비위로 직위해제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은 20명이다. 10월에 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되면서 직위해제된 ‘버닝썬 사건’ 윤모 총경과 서울 광진구에서 귀가하는 여성을 따라가 성폭행하려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직위해제된 경찰관 등을 포함하면 직위해제된 경찰의 수는 더 늘어난다. 경찰청은 전국적으로 직위해제된 경찰관 수가 몇명인지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했다.

직위해제는 국가공무원법 제 73조에 따라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 파면·해임·강등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 의결이 요구 중이거나, 금품비위·성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위행위로 인하여 감사원 및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내려지는 행정처분이다. 직위해제는 정식 징계가 아니다.

주목할 점은 비위 등으로 직위해제 된 사람들에게도 일정 수준의 급여가 지급된다는 것이다.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르면 연봉을 받는 경정계급 이상의 경찰은 월급의 40%가, 호봉을 받는 경감 계급 이하의 경찰들은 50%가 지급된다. 직위해제 기간이 3개월 이상 넘어가면 연봉을 받는 경찰은 월급의 20%가, 호봉을 받는 경찰관은 월급의 30%가 지급된다.

문제는 구속으로 유치장에 있는 경찰에 대해서도 월급이 지급된다는 점이다. 기소전까지 검경의 수사를 모두 거친 피의자의 경우 최대 30일까지, 검찰 수사만 받은 피의자는 최대 20일까지 구속이 가능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직위해제에 따른 감봉 처분은 구속여부와는 관계가 없다”며 “직위해제에만 감봉 규정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련 규정을 촘촘하게 재정비 할 필요가 조언했다. 다툼의 여지가 없거나 죄가 명백할 경우 ‘무노동무임금’의 원칙을 적용해야 된다는 것이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구속이 되면, 업무와 관련된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며 “구속 여부에 따라 감봉을 달리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