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결렬은 미국 정치 때문…일시적 현상 강조 -회담이 완전한 실패로 비칠까 예정된 특강 그대로 소화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통일부 정세현 전 장관ㆍ조명균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국회를 찾았다. 합의 없이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원인분석을 하겠다는 취지다. 예상과 달리 회담이 결렬로 끝났지만, 예정됐던 특강이 취소되면 자칫 회담이 완전한 실패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렸다. 이에 야권에서는 결렬된 북미회담을 놓고 여권 인사들이 억지로 진화에 나섰다고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특강 강연자는 이에 기존 여권에서 주장한 ‘일시적인 진통’이라는 분석을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합의가 나오지 못한 이유를 ‘미국 정치’라고 주장하면서, 향후 해법으로 남북경제협력으로 꼽았다. 한반도 평화구상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전문가 초청간담회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뉴스가 ‘코헨 청문회’로 장식되는 것이 안타까웠기에 노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갈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환하게 웃었다”며 “아마 워싱턴 정치상황 때문에 미룬다는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퍼주기’가 아니면 평화는 없다”며 “(대한민국이) 경제의 힘으로 북한의 코를 꿰어야 한다”고 했다.
여권도 같은 주장을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은) 결렬은 아니고 잠시 중단된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한반도 구상 등 남북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이날 국회에서는 정 전 장관 특강 외에도 정부ㆍ여당의 북미회담 관련 행사가 계속된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하노이 북미회담과 남북관계 발전 전망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펼친다.
이는 보수 야권에서 회담 결렬을 완전한 실패로 지적하는 것에 대한 반박 행보로 해석된다. 때문에 북미회담이 성공으로 예상됐을 때 기획된 이번 특강을 상황이 달라졌음에도 예정대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조 장관이 회담이 예상 밖의 결과로 끝나고서 부담을 느끼고 어려움을 말했지만, 여당 의원들의 행사이니 참석해달라고 설득해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날 특강에 앞서 남북관계의 발전 전망을 특히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강을 주최한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북미회담이 끝나고 첫 공개발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는 범위 내에서 관련 사안에 대한 설명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후 조 장관은 강 장관과 함께 당 지도부 등에게 북미회담 관련 사항을 보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