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행사가 민생을 외면한 채 체제선전에 자금을 탕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0일 보도했다.
11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9일 “몇 달 전부터 각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은 공화국창건 70돌을 맞으며 연간 생산계획을 완수하라는 당의 방침을 관철하느라 9·9절 전날까지 들볶였다”면서 “중앙에서는 원자재도 공급해주지 않으면서 생산계획을 강조하다 보니 각 공장들에서는 액상계획(금액으로 목표를 세운 계획)이라도 맞추기 위해 할 수 없이 노동자들로부터 돈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드론이 만든 문구 북한의 정권 수립일인 9일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개막공연이 이뤄졌다고 북한 매체들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에 실린 공연 장면 중 일부로, 경기장 상공에 드론을 띄워 ‘빛나는 조국’이라는 대형 문구를 표현했다.
소식통은 “평안남도 강철공장에서는 9월 초 전체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문화회관에 모여 어머니조국에 선물을 마련하자는 결의 모임이 있었는데 당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당원들이 당비를 더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이에 당원들은 공장에서 월급이라도 받아야 당비를 낼 게 아니냐며 반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올해 9·9절 에는 정치행사만 요란했지 주민들에게 명절공급이 전혀 없었다”면서 “그나마 자체로 부업지(소토지)를 보유한 지역 식품상점에서는 세대별로 술을 한 병 공급했지만 술 공급가격이 장마당 판매가격과 같아 ‘이제는 나라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국영공장에서도 이번 9·9절을 맞으며 소속 노동자들에게 명절 물자를 전혀 공급하지 못해 국영기업 노동자들은 명절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외화벌이 전문 무역회사의 노동자들은 쌀과 기름, 밀가루를 공급받아 다른 주민들의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화국창건 70돌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비롯해 집단체조공연을 준비하는데 어마어마한 자금이 들어갔을 것”이라며 “중앙에서 진심으로 인민을 생각한다면 체제 선전하는데 자금을 탕진할 게 아니라 기름 한 병, 쌀 한 키로라도 공급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