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부산에서 일본뇌염 매개모기 올해 처음 확인 - “따뜻한 날씨 탓”…지난해보다 하루 빨리 주의보 - 환자 90% 40세↑…노출부위엔 모기 기피제 써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최근 일부 지역의 수은주가 20도를 넘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고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일찍 찾아왔다. 바로 대표적인 여름철 감염병인 ‘일본뇌염’이다.
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부산 지역에서 일본뇌염을 전파하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처음 확인되면서 전국에 일본뇌염주의보가 발령됐다. 보건당국은 작은빨간집모기가 처음 발견되면 주의보를 발령하고, 채집된 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분리됐을 때 경보를 발령한다.
작은빨간집모기<사진>는 논, 동물 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소형 모기로,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전체적으로 암갈색을 띠고 뚜렷한 무늬가 없으며, 주둥이의 중앙에 넓은 백색 띠가 있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매개 모기에 물리면 99%는 증상이 없거나 열을 동반한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급성 뇌염으로 진행돼 그중 20∼30%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감염 초기에는 고열, 두통, 구토, 복통, 지각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급성기에는 의식장애, 경련, 혼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회복기에도 언어장애, 판단 능력ㆍ사지 운동 저하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일본뇌염주의보 발령 시기는 ▷2013년 4월 18일 ▷2014년 4월 20일 ▷2015년 4월 8일 ▷2016년 4월 3일 ▷2017년 4월 4일에 이어 올해에는 4월 3일로 빨라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최근 10년간 일본뇌염 감시결과, 일본뇌염 환자 수는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고된 환자의 약 90%가 40세 이상으로 나타나, 해당 연령층에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질본은 당부했다. 지난해에는 환자 9명 중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일본뇌염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일본뇌염 국가 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되는 생후 12개월∼만 12세 아동은 표준 일정에 따라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성인도 면역력이 없고 모기 노출에 따른 감염위험이 큰 사람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일본뇌염 백신이 국내에 도입된 1971년 이전 출생자라면 예방접종력이 없을 수 있다. 질본은 과거 일본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 중 돼지 축사 인근 등 일본뇌염 매개 모기 출현이 많은 지역 거주자, 일본뇌염 유행 국가로 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는 실험실 근무자 등에 대해 예방접종을 우선 권장하고 있다.
질본은 매개 모기가 처음 확인된 만큼 가정에서는 물론 야외에서도 ‘모기 회피ㆍ방제 요령’을 잘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야외에서는 밝은색의 긴 바지와 긴 소매의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가 피를 빨지 못하게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해야 한다.
또 노출된 피부, 옷, 신발 상단,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야외 활동 시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방충망이나 모기장을 사용하고, 캠핑할 때에는 모기 기피제가 처리된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개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집 주변의 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에 고인 물도 제거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봄철 기온 상승에 따라 월동 모기의 활동이 빨라지고 집중적 감시 결과 일본뇌염 매개 모기 확인 시점이 빨라지고 있다”며 “야외 활동이나 가정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모기 회피ㆍ방제 요령’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