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한파와 이번 주 내린 폭설로 전국 곳곳이 얼어붙었다. 이러한 날씨에 가장 조심해야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빙판길 낙상사고’다. 최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2014~2016년 구급활동 현황을 보면, 3년 간 전체 사고 부상자(27만 548명) 중 낙상으로 인한 부상이 14만 4987명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도로 결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2월(1만 3792명)과 1월(1만 11435명)의 낙상사고가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운동신경이 둔화되고 두꺼운 복장으로 반응이 더뎌져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넘어지면서 무의식적으로 땅을 짚기 때문에 손목 부위에 골절을 비롯한 부상이 많이 발생한다. 손목 부상으로 움직임이 불편해지면 팔꿈치나 어깨 등 다른 관절을 더 사용해 다치지 않은 주변 부위까지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손목 부상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손목은 아래팔 부분의 2개의 긴 뼈와 손목 부위의 8개의 작은 뼈로 구성돼 있다. 노년층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손목 골절은 아래팔 부분의 2개의 뼈인 요골에서 발생하는 골절이다. 이 경우 골절부위가 심하게 아프면서 붓고 손목을 돌리기 어렵다. 심한 경우에는 골절의 변형이 육안으로 확인된다.
반면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골절은 주상골 골절이다. 주상골은 엄지손가락과 이어지는 뼈로 손바닥을 폈을 때 가장 두툼한 부위에 위치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지섭 교수는 “주상골 골절은 뼈의 형태와 위치의 특성 상 X-레이 검사로는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놓치기 쉽다”며 “부상 부위를 눌러 통증이 있다면 골절을 의심하고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목 주위에 발생하는 골절은 치료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골절이 심한 경우 특징적인 증상으로 진단이 쉽지만, 골절이 경미하면 단순히 삔 경우(염좌)인지 골절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손목염좌나 골절을 방치할 경우 10년 안에 외상성 관절염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게다가 손목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해 골절이 관절을 침범한 경우 정확하게 맞추지 않으면 수술 후 다른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염좌와 같은 경미한 손목 부상을 입으면 병원에 가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목 부상은 인대의 미세한 부분의 파열부터 완전 파열까지 범위가 다양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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