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개량사업 규모 2조3000억원인데, 록히드마틴 측 1조4000억원 계약 발표
-차이점은 록히드마틴과 노스롭그루먼사의 컨소시엄 계약 때문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해 말 우리 정부는 KF-16 전투기 성능개량사업 관련 입찰액 2조1000억~3000억원대인 록히드마틴으로 업체를 변경했다.
그런데 록히드마틴 측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한국 공군 KF-16 성능개량사업 계약을 최근 12억달러(1조4000억원)에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
록히드마틴 측은 “우리는 한국이 이번 계약을 통해 우리에게 신뢰를 보여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은 이 사업을 F-16 최신형인 F-16V에 기반을 둔 현대화 작업으로 진행한다.
이에 따라 한국 공군의 KF-16 134대에는 다기능 위상배열(AESA) 레이더, 상용규격품(COTS) 기반 항공전자기기 하위시스템, 고해상도의 대형 조종간 화면, 고용량 및 고속 데이터 회로 등이 새롭게 장착된다.
그런데 애초 계약업체는 록히드마틴이 아니라 BAE시스템스였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011년 8월 미국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듬해 7월 가격경쟁 입찰을 통해 영국 BAE시스템스 미국법인을 최종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FMS 방식은 미국의 방산업체가 미국 정부를 통해 무기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FMS 방식 외 일반적인 상업판매 방식이 있는데 이는 미국 방사업체가 미국 정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해외와 거래하는 방식이다.
즉, FMS 방식은 주로 미국 정부가 고도의 보안을 필요로 하는 주요 무기체계를 해외에 수출할 때 적용된다. 미군의 군사적 능력을 적대국에 쉽게 넘기지 않기 위한 조치다.
애초 BAE 시스템스는 록히드마틴과 경쟁을 벌여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1조8500억원을 제시, 이 사업을 수주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8~9월 미국 정부와 BAE시스템스가 리스크 관리 5000억원, 업무범위 확대 3000억원 등 약 8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요구해 사업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한국 측은 지난해 12월 16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9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이 사업 계약업체를 2조 초반대로 응찰한 록히드마틴으로 변경했다.
록히드마틴은 BAE 측보다 높은 2조1000억원~2조3000억원 가량을 제시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BAE 측이 1조8500억원에 더해 8000억원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대안으로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F-16에 장착할 AESA레이더 개발업체도 레이시온사에서 노스롭그루먼사로 교체됐다. 최초 입찰 당시 BAE는 레이시온사와, 록히드마틴은 노스롭그루먼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기 때문.
록히드마틴의 응찰액이 2조 초반대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알려진 계약액이 1조4000억원 수준인 것도 이 때문이다. 계약 내용에는 노스롭그루먼사의 AESA 레이더 금액이 빠져 있는 것이다. 그외에 FMS를 진행하기 위한 행정비용 등을 제한 금액이 1조4000억원이라는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