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출고한 지 나흘 된 새 차를 리어카로 긁은 노인에게 보상을 받지 않고 직접 흠집을 칠한 차주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훈훈함을 안기고 있다.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는 “내 차에는 가슴 아프지만 뿌듯한 상처 표시가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2년 전 새 차를 뽑은 지 4일째 되던 날, 부모님 집 앞 지정 주차 자리에 차를 세워뒀다가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리어카를 돌리다 차를 긁어 칠이 벗겨졌다는 내용이었다.
A 씨가 나가 보니 할아버지는 당황한 모습으로 변상하겠다며 거듭 미안해했다. A 씨는 “이제 일주일도 안 된 새 차였는데 짜증도 나고 화도 났지만, 할아버지를 마주하고 주름이 자글자글하신 눈을 마주치니 그럴 수가 없었다”고 적었다.
그는 “누구나 나이 들고 힘이 부치는 날이 오고 본의 아니게 실수하는 날이 올 텐데, 폐지 주우시는 형편이신데 보상까지 해주면 한동안 힘들게 지내실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결국 A 씨는 “대충 색 칠해서 타면 되니까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말하고, 며칠 동안 붓펜으로 직접 흠집을 칠했다.
며칠 뒤 A 씨는 어머니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그 할아버지가 미안하다며 A 씨의 아기에게 줄 옷을 한 벌 사 왔다는 것이었다. A 씨는 “차가 긁혔던 것도 잊고, 아기 옷도 저렴하지 않았을 텐데 괜히 감사했다”고 했다.
A 씨는 “벌써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차에는 고치지 않을 긁힌 곳에 손재주 없이 치덕치덕 발라 칠해둔 상처가 있다”며 “시간이 지나니 무덤덤해지고, 오히려 그때 그렇게 행동했던 게 나름 어른스러운 행동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적었다.
글에는 “연락 주신 할아버님이나 너그럽게 넘어가 주신 차주분이나 훈훈하다”, “아직 세상이 살 만한 것 같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A 씨는 한 댓글에 “너그럽게 넘어가지도 못했다”며 “앞에서는 괜찮다고 했지만 집에 들어가서는 견적 내보고 한숨 쉬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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