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법인세 중간예납 분납액 증가

재경부 “법인세 목표 달성…100점 맞았다”

세수 진도율 80.5%…최근 5년來 최고 수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과 증시 거래 활성화 등에 힘입어 지난달 국세수입이 1년 전보다 26조원 넘게 늘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세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조원 이상 증가했다.

재정경제부가 30일 발표한 ‘2026년 9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국세수입은 55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6조4000억원(91.6%) 증가했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뉴시스]

세수 증가를 이끈 것은 법인세다. 지난달 법인세 수입은 3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조6000억원(187.6%) 늘었다.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되면서 법인세 중간예납 분납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법인세 중간예납은 기업이 상반기 실적 등을 기준으로 세금 일부를 미리 납부하는 제도다. 재경부 관계자는 “중간예납 분납은 대부분 8~9월에 이뤄지고 10월에는 일부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거래 활성화에 따른 세수도 늘었다. 증권거래세는 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00억원(231.8%) 증가했다. 상장주식 거래대금이 지난해 8월 453조4000억원에서 올해 8월 991조2000억원으로 118.6% 늘어난 데다 증권거래세율이 2023년 수준(코스피 0.05%·코스닥 0.20%)으로 환원된 영향이다.

코스피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부과되는 농어촌특별세도 1조4000억원으로 8000억원(120.9%) 증가했다.

다만 증권거래세 증가세가 연말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9~11월 거래대금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를 넘어서는지가 중요하다”며 “거래대금 변동성도 커 연말까지 증권거래세 수입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득세는 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조2000억원(14.7%) 늘었다. 취업자 수와 총급여 지급액 증가로 근로소득세가 늘고 주택 거래량 확대에 따라 양도소득세도 증가한 결과다.

이 밖에 상속증여세는 부동산 증여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00억원 늘어난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관세는 수입 증가에 힘입어 1000억원 늘어난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수입액은 710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6.0% 증가했다.

반면 교통에너지환경세는 1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00억원(16.0%) 감소했다. 부가가치세는 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25억원(0.9%) 줄었다.

올해 1~9월 누적 국세수입은 385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조4000억원(33.0%) 증가했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127조8000억원으로 51조9000억원 늘어 전체 세수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소득세는 성과상여금과 부동산 거래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15조7000억원 늘어난 1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거래세는 9조9000억원으로 7조5000억원 증가했고 농어촌특별세는 16조4000억원으로 10조3000억원 늘었다. 부가가치세 역시 수입액과 민간소비 증가에 힘입어 7조4000억원 증가한 6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과 주식 거래 증가 등을 반영해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를 478조6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점을 고려하면 국세수입 진도율은 80.5%다. 재추계 기준으로도 최근 5년간 같은 시점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높은 진도율이 연말 세수가 재추계 전망치를 초과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법인세 중간예납액이 8~9월에 집중되는 특성 때문이다.

실제로 법인세는 9월까지 127조8000억원이 걷혀 연간 재추계 전망치인 136조4000억원의 93.7%에 도달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법인세 세수 실적에 대해 “100점 맞았다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