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사고조사위 “기술적 미흡, 관리도 부족”

2025년 11월 6일 울산화력발전소 해체공사 과정에서 보일러 타워가 붕괴돼 사망 7명 등의 인명피해를 부른 참사에 대해 사고조사위원회는 과도한 구조물 절단으로 인한 기둥 파괴가 직접적 원인이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붕괴사고 현장.
2025년 11월 6일 울산화력발전소 해체공사 과정에서 보일러 타워가 붕괴돼 사망 7명 등의 인명피해를 부른 참사에 대해 사고조사위원회는 과도한 구조물 절단으로 인한 기둥 파괴가 직접적 원인이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붕괴사고 현장.

[헤럴드경제=소민호 기자] 2025년 11월 6일 울산화력발전소 해체공사 과정에서 보일러 타워가 붕괴돼 사망 7명 등의 인명피해를 부른 참사는 과도한 구조물 절단으로 인한 기둥 파괴가 직접적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구조검토 때 자료에 오류가 있었던 데다 기술적 미흡까지 겹쳤으며, 해체공사 단계별 검토와 관리마저 부족했던 복합적 ‘인재(人災)’로 진단됐다.

국토교통부는 붕괴사고 이후인 작년 11월 18일부터 올 10월 17일까지 11개월 동안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원인을 파악한 결과 이 같은 점이 드러났다고 30일 밝혔다. 국토부는 당초 지난 6월 17일까지 7개월간 조사를 하려다 최초 붕괴 부위에 대한 추가 조사 필요성 등의 사유로 4개월 연장해 조사를 완료했다.

조사에 따르면 보일러 타워 해체공사 중 의도한 방향으로 구조물이 넘어지도록 기둥·보 등 일부 부재를 잘라내는 사전 취약화 작업을 할 때 기둥이 버틸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과다하게 절단이 이뤄졌다. 그 결과 기둥이 상부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철판이 구부러지며 꺾이는 ‘국부좌굴’로 파괴되면서 구조물 전체의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

아울러 기둥이 국부좌굴에 이를 만큼 과다하게 절단된 데는 구조검토에 적용된 구조물 현황 자료 오류와 기술적 미흡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안전하게 잘라낼 수 있는 양을 잘못 산정하게 된 원인이다.

실제 구조물의 위로 올라갈수록 기둥의 철판 두께가 얇아지는데도 철판 두께를 지상층 1곳에서만 측정하고 이 두께 값(24㎜)을 상부 기둥 전체에 일괄 적용, 기둥이 하중에 버티는 능력을 과대평가했다. 최초 붕괴지점의 두께는 15㎜였다. 또 보일러 타워의 무게를 실제보다 적게 계산해 기둥이 버텨야 하는 힘은 과소평가했다. 계측 실중량은 3525.8t인데, 구조검토 때엔 3005.8t을 적용했다.

구조검토를 하는 과정에선 국부좌굴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기둥 단면 일부를 잘라내고 남은 부분은 길이에 비해 두께가 얇다는 점, 노후 구조물로서 누적된 변형과 절단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손상 등 불확실성에 대비하지 않았다.

시공과 사업관리 측면에서도 미흡한 부분이 도출됐다. 원도급사는 취약화 및 발파 작업을 전문업체의 판단에 의존, 최종 시공상세도와 현장 조건 간 부합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지 않았다. 또 발주자는 별도 건설사업관리자 없이 사업을 직접 감독했으나 각 참여주체의 업무 수행을 체계적으로 총괄 관리하지 못했다. 이로써 자료 오류와 기술적 미흡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하게 된 셈이다.

사조위는 유사사고 재발방지대책으로 ▷해체공사 계획 시 현장조사 강화 ▷해체공사 기술기준 마련 ▷고위험 해체공사 설계 및 시공 관리 강화 ▷발주자의 역할 및 책임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경구 사조위원장은 “사고조사 결과가 유사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조사 결과를 정리·보완해 11월 중 국토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조사 결과와 함께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붕괴사고 조사결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 해체공사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지난 6월 국토안전관리원과 건설기술연구원, 대한토목학회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해체공사 안전관리 TF를 발족시키고 “설계부터 시공, 감리 등 해체공사의 전 주기에 걸쳐 안전관리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시스템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국토부는 사조위 조사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 법령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수사 등 조치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

한편 울산화력발전소 붕괴사고는 1980년 7월 준공된 노후 보일러 타워 해체를 위한 사전취약화 작업 중 일어났다. 구조물이 붕괴돼 9명이 매몰됐으며,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대형 인명피해를 낳았다.


sm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