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연 2.50% 유지
“佛 채권 개입, 요건 충족해야”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29일(현지시간) 3대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를 연 2.50%, 기준금리(주요재융자금리)는 2.65%, 한계대출금리는 2.90%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서 ECB 통화정책 기준인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3.00%)의 격차는 0.50%포인트로, 미국(3.75∼4.00%)과의 차이는 1.25∼1.50%포인트로 유지됐다.
ECB는 결정 이후 낸 성명에서 “에너지 충격의 완전한 영향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라고 하면서도 “기저 인플레이션은 지금까지 대체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고 임금 역시 현 단계에서는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에너지 충격의 규모와 지속 기간이 늘어나고 간접, 2차 파급 효과의 영향을 고려하면 물가는 오르고 성장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이 지난달 전망에서 예상한 기본 경로를 넘어 상승했다”라며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몇 분기 동안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2차 파급 효과의 실질적 위험을 아직 확인할 수 없다면서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ECB는 지난 2월 말 이란전쟁 발발과 함께 물가가 들썩이자, 지난 6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미 연준보다 앞선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대비 3.8%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9월 이후 3년 만의 최고치이자, ECB의 목표치인 2%의 배에 가까운 수치다.
ECB의 향후 금리 경로는 에너지 가격 추이와 2차 파급 효과 여부에 달린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오는 12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ECB는 국채 금리 급등으로 재정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프랑스 금융시장에 개입할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부적절하고 무질서한 변동을 포함한 시장 상황이 통화정책의 원활한 전달을 위협할 경우 대응할 수단을 갖고 있다”라고 하면서도, ECB가 개입하려면 특정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CB는 유로존 특정 국가 국채를 사실상 무제한 매입해주는 전달보호기구(TPI)라는 이름의 정책 수단이 있다. 그러나 규정상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 공공부채를 60% 이하로 관리하도록 한 유럽연합(EU) 기준치를 충족한 국가에 한해서만 이 조치를 발동한다. 프랑스는 지난해 재정적자가 GDP 대비 5.1%, 공공부채는 115.6%로 이 규정을 벗어나, ECB가 프랑스에 TPI를 발동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