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서면 미발급에 늑장 교부까지 확인

납기 기준 두고선 주장 엇갈려 법정 다툼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셀트리온이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이 없는 상황에서 제조위탁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하도급법을 위반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셀트리온의 법정 서면 발급 의무 위반과 부당한 제조위탁 취소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6억3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공정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2021년 9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수급사업자에게 진단키트 제조를 맡겼다.

이 가운데 2차와 7차 발주 과정에서 품목을 변경했지만 관련 법정 서면은 발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차 발주에서는 수급사업자가 이미 작업을 시작한 이후에야 서면을 교부했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 사업자에 제조 등 위탁을 하는 경우 물품 납품 작업을 시작하기 전 서면을 발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또 2022년 12월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해지하면서 수급 사업자의 책임이 특별히 없었음에도 2차, 7차 발주 건 중 납품받지 않은 진단키트 총 3717만개의 제조위탁을 임의로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을 물을 사유가 없는데도 제조위탁을 취소한 것은 하도급법상 금지된 부당한 위탁 취소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수급 사업자가 납기를 어겨 제조위탁을 취소했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법원에서 소송을 진행 중인데 1심에서도 셀트리온이 주장하는 납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공정위도 수용이 곤란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납품기한을 판단하는 기준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수급사업자는 발주서에 기재된 날짜를 납기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셀트리온은 수급사업자가 앞서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힌 날짜를 적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원사업자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엄중히 제재해 수급 사업자의 권익을 강화하는 등 공정한 하도급 거래 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