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때 시민 심폐소생술 장면 게임에 등장
게임이용자協 “명확한 경위 설명과 사과를”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북한의 한국 전면 침공을 소재로 한 1인칭 슈팅게임(FPS)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에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영상이 삽입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 게임 이용자 단체는 ‘몰상식한 행위’라며 게임 개발사 측에 삭제를 요구했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미국 게임사 액티비전이 지난 23일 출시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속 도입부 영상에 이태원참사 직후 쓰러진 시민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방송 자료화면이 약 3초간 포함됐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설정을 한 이 게임 속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묘사하는데 실제 참사 영상이 쓰인 것이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8일 성명을 내 “참사 당시 현장에 있던 수많은 시민들이 서로를 구하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하고, 희생자들이 차디찬 길거리에 눕혀 있는 혼란스러우면서도 절박한 상황을 게임의 한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구조에 참여하거나 참사를 목격한 시민들이 여전히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러한 사건을 오락적 목적의 게임에 소재로 활용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며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게임의 배경 설정과 연결해 참사를 폄훼하는 혐오성 댓글 등 2차 가해도 퍼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조인영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참사 현장을 그대로 볼 때 유가족·피해자·시민들이 느끼는 괴로움에 대해 굉장히 무감각했으며, 희생자들의 존엄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유가족들도 추모식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상태인데 유가족들의 서명을 받아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도 같은 날 성명을 내 “게임 진행 맥락과 무관한 비극적 참사 영상이 활용되어 유가족 등에게 피해를 준 지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경위 설명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라며 “해당 영상을 교체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책임 있게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액티비전 측은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어떠한 실제 비극적 사건도 언급하거나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