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식 일·학습 병행 직업교육 ‘아우스빌둥’

독일차 7개 브랜드, 직업계고 800여명 육성

전문학사·독일 인증 취득, 기업은 인재 확보

경기 용인시 HS효성더클래스 벤츠 죽전 서비스센터에서 테크니션이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KGCCI 제공]
경기 용인시 HS효성더클래스 벤츠 죽전 서비스센터에서 테크니션이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KGCCI 제공]

“첫 차는 영업이 팔고, 두 번째 차는 애프터서비스(AS)에서 판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우스빌둥(Ausbildung)’을 비롯한 테크니션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김창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트레이닝 아카데미 부장)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독일식 일·학습 병행 직업교육 아우스빌둥을 통해 고졸 학생들을 전문 테크니션으로 양성하고 있다. 공식 딜러사가 직접 실무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 27일 경기 용인시 HS효성더클래스 벤츠 죽전 서비스센터에 들어서자 앳된 얼굴의 테크니션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이곳은 하루 입고 대수가 150여 대에 달하는 대형 서비스센터로,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에 선발된 만 18세 직업계고 학생부터 아우스빌둥 졸업생, 트레이너 등 다양한 테크니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장 70%·학교 30% 병행…“독일과 95% 이상 동등”=아우스빌둥은 2017년 주한독일상공회의소(KGCCI)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BMW그룹 코리아와 함께 국내에 도입했다. 기업 현장에서의 실무 교육 70%와 학교에서의 이론 교육 30%를 병행하는 기업맞춤형 이원식 인재양성 시스템으로, 학생들은 현장에서 즉각 적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학습한다.

김영진 주한독일상공회의소 부이사는 “아우스빌둥은 ‘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처음부터 직접 양성할 수는 없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함께 시작됐다”며 “독일 측 경영진의 제안으로 한국에서도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아우스빌둥은 2017년 86명으로 시작해 올해 채용 예정 인원을 포함해 누적 800명 이상을 선발했다. 올해 졸업생을 포함한 누적 졸업 인원은 335명이다. 자동차 정비로 출발한 직군은 2021년 판금과 도장, 2023년 서비스 어드바이저로 넓어졌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브랜드는 벤츠와 BMW,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만트럭버스, 스타트럭 등 7개에 달한다.

교육과정은 총 36개월이다. 교육생은 딜러사와 정식 근로계약을 맺고 서비스센터 현장에서 24개월, 협력 대학에서 12개월 동안 교육을 받는다. 협력 대학은 두원공과대, 아주자동차대, 영남이공대 3곳이다. 남성 교육생은 병무청 취업맞춤특기병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과정을 마치면 전문학사 학위와 독일연방상공회의소(DIHK) 인증서를 함께 받는다.

아우스빌둥의 가장 큰 특징은 주한독일상공회의소가 독일 기준에 맞춰 교육 품질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주한독일상공회의소는 채용부터 프로그램 운영, 평가시험까지 전 과정을 관리한다. 기업의 현장 교육과 대학의 이론 교육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교육생과 트레이너, 기업, 학교, 정부 부처 간 소통을 조율하는 역할도 맡는다. 김 부이사는 “한국의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독일과 95% 이상 동등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청년 줄고 정비 난도 높아져”…졸업생 500여 명 ‘인재 풀’ 구축=벤츠 코리아는 아우스빌둥을 통해 양질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 인구가 크게 감소하는 가운데, 전동화 전환으로 차량 정비의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실무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딜러사는 젊은 테크니션 인력이 꾸준히 필요하지만, 출생아 수가 감소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선호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숙련 기술자 1명을 키우는 데 3~5년이 소요되고, 전동화 차량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작업의 복잡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직업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졸 정비 전문인재 양성 프로그램 ‘AET’와 아우스빌둥은 벤츠의 고객 경험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AET는 자동차 관련 학과 졸업생과 졸업예정자 대상 프로그램으로, 20개 교육과정과 평가를 마치면 AET 자격 인증과 전 세계 벤츠 네트워크에서 인정되는 공인 시스템 정비사 관련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벤츠 코리아는 현재 전국에서 공식 서비스센터 74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죽전 서비스센터 한 곳에서만 12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공현상 벤츠 코리아 트레이닝 아카데미 상무는 “신생 브랜드가 어려워하는 게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이라며 “아우스빌둥을 비롯해 오랫동안 트레이닝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현장 노하우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AET와 아우스빌둥의 졸업생이 500명을 넘어섰고, 이 중 절반이 벤츠 코리아 및 딜러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에 머무는 인재들은 이보다 더 많아, 벤츠 코리아의 직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자동차 생태계 전반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