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집단 지정에 제한대상 보증 600억
수출입 기반 조성 등 신규 보증 960억
의결권 행사 건수 증가 집계 방식 변경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채무보증 규모가 지난해보다 325.5% 증가한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기업집단 지정에 따른 제한대상 채무보증 발생과 수출입 기반 조성 등을 위한 신규 채무보증이 증가한 영향이다.
최근 2년간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 14곳은 비금융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총 399회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채무보증 현황 및 금융·보험사 의결권 행사 현황’을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 5월 1일 지정된 47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다.
올해 계열사 간 채무보증금액은 2000억원으로 지난해 470억원보다 153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법적으로 해소 의무가 있는 제한대상 채무보증은 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해당 채무보증 잔액이 없었지만 올해 기존에 채무보증을 보유한 기업집단 1곳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새로 지정되면서 집계에 포함됐다.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제한제외대상 채무보증은 지난해 470억원에서 올해 1400억원으로 197.9% 증가했다. 기존 채무 변제로 30억원이 감소했지만 수출입 기반 조성 등을 위한 신규 채무보증 960억원이 발생하면서 전체 규모가 확대됐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으로의 여신 편중과 계열사 간 동반 부실화를 방지하기 위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간 채무보증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다만 산업합리화와 국제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채무보증은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제한대상 채무보증은 2년 이내에 해소해야 한다.
공정위는 올해 채무보증 규모가 크게 증가했지만 1998년 채무보증 제한제도 도입 이후 장기적으로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채무보증 제한 관련 법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련 제도가 시장 준칙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채무보증 제한제도를 우회하는 탈법행위를 막기 위해 파생상품을 활용한 계열사 간 거래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4월 제정돼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4월부터 시행된 관련 고시는 총수익스와프(TRS), 신용부도스와프(CDS), 신용연계채권(CLN) 등 3개 유형의 파생상품을 활용한 채무보증 제한제도 회피행위를 규율한다.
그 결과 지난 7월 말 기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 간 TRS 거래 규모는 1조567억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거래 기업집단은 3곳, 거래건수는 9건으로 변동이 없었다.
거래의 기초자산은 모두 주식이었으며 신규 계약 체결 없이 기존 계약의 연장만 이뤄졌다. CDS와 CLN을 활용한 계열사 간 거래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의 비금융 계열사 의결권 행사 현황도 공개됐다.
공정위가 2024년 5월 14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금융·보험사가 비금융 계열사에 출자한 18개 기업집단을 조사한 결과, 6개 집단 소속 금융·보험사 14곳이 비금융 계열사 20곳의 주주총회에서 총 399회 의결권을 행사했다.
의결권을 행사한 금융·보험사는 이전 조사 당시 9개 집단 소속 16곳에서 6개 집단 소속 14곳으로 감소했다. 반면 법적으로 예외가 인정되는 의결권 행사 건수는 161건에서 312건으로 크게 늘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증가세가 집계 방식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조사부터 주주총회 안건을 기존 대분류 단위가 아닌 세부안건별로 구분해 집계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하나의 정관 변경 안건에 여러 항목이 포함돼 있어도 1건으로 계산했지만 올해부터는 개별 항목을 각각 집계했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고객 예탁자금을 이용해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다.
다만 금융·보험업을 영위하기 위해 취득·소유한 주식이나 관련 법령에 따른 승인을 받아 취득·소유한 주식 등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를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상장사의 임원 임면, 정관 변경, 비계열사와의 합병·영업양도 등 일부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서도 일정한 범위 내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기업집단의 채무보증과 금융·보험사 의결권 행사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채무보증 제한제도를 우회하는 새로운 유형의 거래를 면밀히 감시하고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제재할 방침이다.
y2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