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동결에도 대외 불확실성 지속

국내 증시 급등락에도 기초여건은 양호

취약차주 상환부담 점검·추가대책 마련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주식 결제주기를 현행 2거래일에서 1거래일로 단축하기 위한 로드맵 초안을 마련하고 다음 주부터 시장 의견 수렴에 나선다.

미국 중간선거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11월 국고채 발행물량을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시 긴급 바이백(조기상환) 등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리 상승으로 상환 부담이 커진 취약차주에 대한 추가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재정경제부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29일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F4)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식 결제주기를 현행 T+2에서 T+1로 단축하기 위한 로드맵 초안이 논의됐다. 주식 결제주기는 매매가 이뤄진 날부터 실제 결제가 완료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으로, T+1로 전환하면 결제 시점이 기존보다 하루 앞당겨진다.

이 부총리는 “결제주기 단축은 결제 관련 위험을 줄이고 자금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안정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금융투자업계와 국내외 투자자의 준비 여건, 결제·환전 유동성 및 시스템 안정성, 아시아 주요국의 단축 추진동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은 다음 주부터 T+1 전환 로드맵 초안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와 국내외 투자자 등 시장참여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계획이다.

회의에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금리 결정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과 대응 방향도 점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번 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이 부총리는 이번 결정에 대해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난 9월 금리 인상의 영향과 경제지표를 확인하며 향후 정책경로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과 관련해서는 미국 등 주요국의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주요 기술기업의 실적과 투자 전망, 국제유가 흐름 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 달 초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도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이 부총리는 “다음 주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의회 구성, 정치환경 변화에 따른 미국 대외정책 변화와 그에 따른 시장 영향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관계기관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미국 대외정책 변화, 국제유가, 글로벌 자금흐름이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필요시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글로벌 금리 전망 변화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과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1.0% 성장하고 올해 3% 중반의 성장이 전망되는 등 우리 경제의 기초 여건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국고채 시장은 10월 발행물량 축소 발표 이후 금리가 하락하며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이 부총리는 설명했다. 다만 미국 중간선거와 프랑스 재정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국고채 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 부총리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11월 발행물량도 신중히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필요시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긴급 바이백 등 시장안정조치를 적시에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권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도 점검 대상에 올랐다. 최근 금리 상승 흐름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되면서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부총리는 “기존에 발표한 금리 상승기 대비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금융시장 여건 변화가 취약차주와 금융업권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추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의 안정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시장 상황과 실물경제 여건을 함께 살피고 정책 대응과의 연계성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