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후속작…韓美 동시 출간

전통 생사관 ‘천화’ 통해 죽음의 의미 재조명

연명의료 선택부터 가치 유언장까지 실천 방안 제시

[한문화멀티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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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죽음은 삶에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걸러내는 가장 솔직한 기준이 된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이지만, 정작 우리는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외면하는 대신 삶을 완성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인다면 어떨까. 삶의 끝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때 지금 순간을 살아가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 나왔다.

한문화멀티미디어는 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인 일지 이승헌이 신간 ‘나는 이렇게 죽기로 했다’를 펴냈다고 28일 밝혔다.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출간된 이번 책은 전 세계 12개국에서 출간된 전작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의 후속작이다. 출판사에 따르면 신간은 출간 직후 교보문고 건강 분야 종합 1위에 올랐다.

전작이 초고령사회에서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어떻게 의미 있게 살아갈 것인지를 탐구했다면, 이번에는 그 질문을 삶의 마지막 순간으로 확장했다. 단순히 죽음을 잘 준비하는 ‘웰다잉(Well-dying)’을 넘어 죽음 자체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책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한국 전통 선도(仙道)의 생사관인 ‘천화(天化)’다. 사람이 하늘이 된다는 뜻으로, 죽음을 존재의 소멸이나 단절이 아닌 생명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관점이다. 저자는 죽음을 삶과 분리된 사건이 아니라 한 생애를 온전히 완성하는 과정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는 저자의 개인적 경험도 녹아 있다. 어머니의 힘겨운 말년과 아버지의 평온한 임종을 지켜보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가 살아온 삶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질병이나 상실이 닥친 뒤에야 삶의 의미를 되짚기보다 건강한 지금부터 자신의 마지막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책은 ▷죽음을 다르게 보기 ▷마지막까지 나답게 살기 ▷나답게 떠나기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죽음에 관한 철학적 성찰뿐 아니라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 연명의료에 대한 선택, 가치 유언장 작성, 생애완성식 등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설계하기 위한 실천 방안도 다룬다.

저자는 책에서 “웰다잉이 죽음을 잘 맞이하기 위한 준비라면, 천화는 죽음을 바라보는 의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결국 남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일이라는 의미다.

죽음학을 국내에 알리는 데 힘써온 전세일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이사장은 추천사에서 “죽음을 외면하지 않을 때 삶은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며 “진정한 웰빙은 웰리빙과 웰다잉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평가했다.

이기우 전 교육부 차관도 “우리 선조들의 생사관을 바탕으로 누구나 회피하고 싶은 두려운 ‘죽음’을 따뜻하고 조용한 시선으로 풀어낸다”고 소개했다. 신경과학자인 애머런 A. 메이어 박사는 “좋은 죽음은 우연이 아니라 준비의 결과”라며 “지혜롭고 꼭 필요한 책”이라고 추천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