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주 주총리, 스타 선수 잔류 요구
대회 수준 떨어지면 개최 불가 경고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을 앞세워 세계 남자골프에 돌풍을 일으켰던 LIV 골프가 선수들의 잇단 이탈로 존속 기로에 놓였다. 급기야 호주 대회 개최지에서는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등 스타 선수들의 잔류를 요구하며 대회 개최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골프 전문매체 골프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 골프매체 골프먼슬리는 27일(현지시간) 피터 말리나우스카스 남호주 주총리가 LIV 골프의 선수 이탈 사태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말리나우스카스 주총리는 호주 라디오 에스이엔(SEN)과 인터뷰에서 “LIV 골프 측은 내년에도 모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미스와 디섐보 같은 선수들이 출전 명단에 남아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들이 대회 성공을 뒷받침한다”며 “과거와 같은 수준의 대회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개최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IV 골프 애들레이드는 호주에서 높은 인기를 누려온 대회다. 그러나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내년 대회 개최 여부까지 불투명해졌다. 2022년 디오픈 챔피언 스미스는 LIV와의 계약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섐보 역시 LIV 골프의 파산보호 절차에서 기존 계약의 구속력이 해소돼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됐고, 내년 LIV에 남을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LIV 골프의 위기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2026시즌을 끝으로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본격화됐다. 지난 9월 미국에서 연방파산법 11장(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한 LIV는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해 2027년 ‘LIV 2.0’으로 재출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 이탈이 발목을 잡고 있다. 2010년 US오픈 우승자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LIV 2.0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욘 람(스페인), 티럴 해턴(잉글랜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이언 폴터(잉글랜드), 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LIV와 결별했다. 호주의 루커스 허버트 역시 DP월드투어 복귀를 위해 이탈을 결정했다.
LIV는 영국 사모펀드 BC파트너스로부터 최대 3억 달러(약 43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투자에는 충분한 선수 확보가 조건으로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들의 참여 의사를 확정하는 시한도 당초 25일에서 30일로 연장됐다.
LIV를 떠나는 선수들이 늘면서 유럽 DP월드투어에는 뜻밖의 갈등이 불거졌다. 복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하면 기존 회원들이 대회 출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요스트 라위턴은 LIV로 떠났던 선수들도 퀄리파잉스쿨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코틀랜드의 유언 퍼거슨과 잉글랜드의 리처드 맨셀 역시 복귀 선수들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DP월드투어는 2027년부터 LIV 소속 선수의 대회 출전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LIV 잔류와 DP월드투어 복귀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yjc@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