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순찰대원이 쓰러진 90대 발견해 119 신고…퇴원 후 돌봄 필요성도 전달

주민·검침원·집배원 등이 위기 징후 살피고 복지기관이 지원 연결

이웃 돌봄망
이웃 돌봄망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90대 홀몸 어르신이 남긴 부재중 전화 한 통을 이웃은 지나치지 않았다.

평소 안부를 살피던 연희동 복지순찰대원 전민정 씨는 어르신의 집을 찾았고, 의식을 잃고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가족과 동주민센터에 상황을 알리고 퇴원 후 돌봄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점도 전달했다.

사회적 고립이 깊어지기 전에 위기를 알아차리려면 일상에서 안부를 묻는 관계가 필요하다. 서대문구(구청장 박운기)는 주민과 생활밀접직종 종사자가 위기 징후를 발견하고, 공공과 민간 복지기관이 필요한 지원을 연결하는 고립예방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웃돌봄반과 복지순찰대 등 지역주민뿐 아니라 가스·수도검침원, 집배원, 복지상점 관계자 등 주민 생활 가까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돌봄망에 참여한다. 구는 이러한 민관 협력을 통해 지금까지 고립위험 주민 2500여 명을 발굴·지원했다.

발견 이후에는 대상자의 생활 여건과 연령에 맞춰 지원을 연결한다. 당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지원과 함께 외출, 취미활동, 이웃과의 교류 등 일상 속 관계를 회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청년에게는 마음건강과 일상 회복을 돕는 ‘청년, 함께 잇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자살·자해 시도 청년에게는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마음키트’를 지원한다.

중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는 자기돌봄·서로돌봄 프로그램 ‘함께삶2’와 취미활동을 공유하는 ‘슬기로운 서대문 생활’을 운영한다. ‘안부확인 적립금’ 사업을 통해 안부 확인과 외출도 독려한다.

노년층을 위한 ‘일상 도전 지원사업’은 참여자가 스스로 정한 생활 목표를 실천하도록 돕는다. ‘매일 30분 걷기’, ‘이웃에게 안부 전화하기’ 등 일상에서 이어갈 수 있는 활동으로 사회참여의 기회를 넓힌다.

지역 복지기관과 경찰·소방도 함께한다.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과 홍은종합사회복지관을 고립가구 전담기구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18개 기관이 참여하는 고립예방협의체를 통해 위기가구 발굴과 지원에 협력하고 있다.

주거와 건강 등 일상 회복에 필요한 지원도 병행한다. 구는 올해 7월 보건복지부-KMI 후원금 사업 지자체로 선정돼 확보한 5,000만 원을 활용해 청년 주거환경 개선, 중장년 치과 진료, 생필품 꾸러미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구는 10월 27일 오후 구청 대강당에서 민관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두 함께 만드는 따뜻한 연결도시 서대문’ 결의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전 씨를 비롯한 우수 활동자의 사례를 공유하고, 일상에서 발견한 위기 징후를 돌봄과 지원으로 연결하기 위한 협력 의지를 다졌다.

박운기 서대문구청장은 “위기에 놓인 주민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것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것도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라며 “주민분들의 관심이 실제 돌봄과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민관 협력망을 더욱 촘촘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seouldream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