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연, 박테리오파지 활용 신속 검출기술 개발
- 기존 배양검사 대비 정량 정확도 98.8%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하루 이상 걸리던 식중독균 검사를 3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임정아 박사 연구팀이 박테리오파지를 활용해 살아있는 식중독균을 신속하게 검출하고 정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식품 안전검사에서는 실제 증식해 위해를 일으킬 수 있는 살아있는 세균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배양검사법은 살아있는 세균을 확인하는 데 일반적으로 24시간 이상 걸린다.
반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검사시간이 짧지만 죽은 세균의 유전자까지 검출할 수 있어 살아있는 세균과 죽은 세균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식품에 포함된 세균 수가 적으면 검사 과정에서 세균이 용액에 분산돼 실제 분석에 사용하는 소량의 시료에서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균 농축과 박테리오파지 증폭, 정량 PCR 분석을 결합한 ‘MC-PAA-qPCR’ 기술을 개발했다.
박테리오파지는 특정 세균에 감염돼 증식하는 바이러스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세균에서만 박테리오파지가 증식한다는 특성을 활용했다.
먼저 식품 시료를 균질화한 뒤 특수한 막에 통과시켜 세균을 농축한다. 이후 검출하려는 세균만 감염되는 박테리오파지를 투입한다.
살아있는 목표 세균이 존재하면 박테리오파지가 증식하고, 연구팀은 증식한 파지의 양을 PCR로 측정해 실제 살아있는 세균의 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세균을 별도로 배양해 수를 늘리는 사전 증균 과정 없이도 적은 수의 살아있는 세균을 3시간 이내에 검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식중독 원인균인 살모넬라와 바실러스 세레우스를 대상으로 기술의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박테리오파지는 살아있는 목표 세균에서만 증식했으며, 죽은 세균이나 다른 종류의 세균에서는 증식하지 않았다.
특히 배추에 살모넬라를 인위적으로 오염시킨 뒤 실시한 실험에서는 기존 배양검사 결과를 기준으로 평균 98.8±3.0%의 정량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검사법보다 분석시간을 크게 줄이면서도 살아있는 식중독균의 양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식품 제조·유통 현장에서 식중독균 오염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식품 안전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식품 검사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식품과 식중독균을 대상으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성과는 식품 안전 분야 국제학술지 ‘푸드 컨트롤(Food Control)’에 게재됐다.
임정아 식품연 박사는 “식품 안전검사 기술은 분석 성능뿐 아니라 실제 검사 과정에서의 적용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식중독균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식품 검사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