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주년 당일 로봇사업추진실 점검

DX부문 적자 속 미래 성장동력 챙기기

현장경영으로 대내외 성장 의지 피력

“R&D 투자 흔들림 없어야” 기술 강조

HBM4 사업 강세…올해 실적 신기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월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열린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월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열린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취임 4주년을 맞은 27일 별도 행사 없이 로보틱스 신사업을 점검하며 미래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대내외에 강조했다.

지난 7월 사내 로봇 관련 인력·조직을 하나로 모아 출범시킨 ‘로보틱스경험(RX)사업추진실’을 직접 찾으며 로봇 사업의 실행 속도를 올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삼성물산, 삼성E&A 임직원들을 격려한 이 회장은 예년처럼 특별한 취임 기념 이벤트는 생략했지만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0월 27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사법 리스크와 반도체 부문의 사상 첫 적자, 고대역폭 메모리(HBM) 실기론 등에 직면했으나 올해 이를 완전히 씻어내며 경영 행보에도 한층 더 자신감이 실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봇 신사업 챙기기 박차…DX부문 부진 타개 주목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등장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재용 회장의 전략적 투자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분 35%의 최대주주로 있는 로봇 개발 기업이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등장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재용 회장의 전략적 투자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분 35%의 최대주주로 있는 로봇 개발 기업이다. [삼성전자 제공]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 내 RX사업추진실을 찾는 것으로 취임 4주년 메시지를 대신했다.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 직속의 RX사업추진실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를 계기로 신설된 삼성 미래로봇추진단과 삼성리서치(SR) 산하 로봇센터, DX부문 미래 제조기술을 선행 연구하는 생산기술연구소의 로봇 연구인력을 한데 모은 핵심 조직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로봇 역량을 RX사업추진실 아래 결집시키며 로봇 사업의 시너지 극대화 및 빠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RX사업추진실이 위치한 서울R&D캠퍼스는 앞서 이 회장이 2024년 1월 새해 첫 현장경영 행선지로 택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리서치를 찾아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할 만큼 차별화된 신기술 연구개발을 주문해왔다.

특히 로봇 신사업은 삼성전자 DX부문에 드리운 부진과 위기감을 씻어낼 대안으로 꼽힌다. 그동안 삼성전자 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던 완제품(세트) 사업은 경쟁 심화와 부품원가 급등 여파로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 적자 폭이 더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은 이번 RX사업추진실 방문을 계기로 다음달 중순 예정된 정기 인사에서 AI·로봇 사업 리더들을 발탁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DX부문 전반에 걸친 강도 높은 쇄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메시지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무대 전면 광폭행보…‘반도체 동맹 확장’ 성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올해 이 회장의 대외 행보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동맹 확장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3월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을 통해 HBM4 우선 공급을 약속한 데 이어 7월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막후 설계자인 브로드컴과 2000억달러(약 290조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

이외에도 엔비디아, 오픈AI, 앤트로픽 등 글로벌 AI 강자들을 연이어 만나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입지를 굳히고 동시에 파운드리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했다.

9월에는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AI를 만나 대규모 지분 투자와 함께 반도체 제조에 특화된 AI 모델 공동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이 회장이 글로벌 무대 전면에 나서면서 HBM을 비롯한 메모리 공급 확대는 물론 AI 컴퓨팅 시장에서 신사업 기회 발굴에 한층 더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본업’ 반도체 체력 과시…세계 1위 영업이익 회사 발돋움

이 회장 취임 첫 해인 2022년 당시 302조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올해 136% 증가한 712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영업이익도 43조원에서 약 9배 불어난 37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분기 달성한 영업이익 107조원은 올해 전 세계 테크 기업 중 최고 수준이다. 연간으로도 엔비디아를 넘고 영업이익 세계 1위 기업 자리를 꿰찰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취임 4년 만에 괄목한 만한 경영 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전례 없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있다.

2023년만 하더라도 반도체 부문은 분기마다 조 단위 적자를 내며 연간 15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냈다. 2024년에는 HBM 시장 대응이 늦으면서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2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 출하한 6세대 HBM4의 성능 경쟁력이 인정 받으면서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HBM 사업이 빠르게 정상화하면서 본업 경쟁력도 제자리를 찾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시가총액은 취임 첫 해인 2022년 말 330조원에서 이달 26일 기준 1245조원(보통주 기준)으로 약 277% 불어났다.

위기 속 R&D 공격적 기술투자…HBM4 성공 결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를 양산 출하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를 양산 출하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2년간 제기된 위기론을 딛고 본 궤도에 빠르게 진입한 배경으로 이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론이 꼽힌다.

이 회장은 대내외 사업 환경이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미래를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지난 2023년 2월 삼성전자 온양·천안 사업장을 방문한 당시에도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메모리 기술력이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던 2024년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 비용은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보다 23.7% 증가한 약 35조원을 집행했다.

2025년에도 37조7000억원을 투입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R&D 투자를 단행했다. 단순 계산하면 매일 약 1000억원 이상을 기술 개발에 쏟아부은 셈이다.

위기 속에서도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집행과 HBM 등 첨단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올 2월 업계 최고 성능의 HBM4를 가장 먼저 고객사에 양산 출하하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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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15891?sec=027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