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60·채권30·금10 포트폴리오
고금리 장기화 금값 상승은 제한적
수익 추구보다 시장 대응 보험 성격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산의 10%를 금으로 채우는 분산투자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 손실을 상쇄해주던 채권마저 인플레이션 충격에 동반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다만 금의 투자 가치가 높아졌다고 해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로 당장 금값이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려운 만큼, 단기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흔들릴 가능성에 대비한 ‘보험’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 투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고금리 장기화로 투자 환경이 악화되면서 위험에 대비하는 수단으로 주목된다.
특히 전통적인 분산투자 방식인 주식과 채권의 조합만으로는 위험을 충분히 분산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과거에는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상승이 주식과 채권 가격을 동시에 끌어내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이유에서 한화투자증권도 ‘글로벌 자산배분: 주식에서도 좁아진 선택지’ 보고서에서 11월 권장 자산배분 비율을 주식 60%, 채권 30%, 금 10%로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했던 2022년에도 주식 60%, 채권 40%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20.3%였지만, 채권 비중을 10%포인트 줄여 금으로 대체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17.6%로 손실 폭이 줄었다.
미국의 재정 악화에 따른 국채시장 불안도 금 보유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도 최근 미국 부채 위기를 경고하며 투자자산의 10~15%를 금으로 보유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정부의 부채가 늘어날수록 이자 부담이 커지고, 국채 공급을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면 정부가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채권 등 부채성 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금을 10~15% 보유하고, 소량의 비트코인을 편입하라고 조언했다. 그리니치 경제포럼 화상 인터뷰에서도 이상적인 포트폴리오의 금 비중으로 5~15%를 제시했다.
다만 금 보유 필요성이 커진 것과 별개로, 단기적인 금 가격 전망은 밝지 않다. 국채시장 불안이 금의 장기적인 투자 매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현재의 고금리 환경에서는 금값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2027년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달리오의 주장에 장기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금 가격의 단기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동의하지만 이것이 당장 금 가격을 끌어올리기에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신승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은 수익 제고 수단이라기보다 주식과 장기채가 함께 하락하는 국면을 대비한 5~15% 범위의 분산 및 방어 수단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자산배분에서 금은 수익성 수단보다 주식과 채권이 함께 흔들릴 때를 대비한 보험적 성격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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