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기업 3분기 순익 전년 대비 30% 증가 전망
엔비디아·마이크론 두 기업이 이익 증가분 34% 차지
상위 10개 기업에 증가분 3분의 2 집중돼 쏠림 우려
나머지 기업도 10% 성장 “닷컴버블과는 다르다”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주요 상장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3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전체 이익 증가분의 3분의 1 이상이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두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증시의 실적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소수 대형 기술주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과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 분석을 인용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적 증가분을 들여다보면 소수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두 기업이 전체 순이익 증가분의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브로드컴과 메타 등을 포함한 상위 10개 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증가분의 약 3분의 2가 이들 기업에서 발생한다.
상위 10개 기업에는 AI 관련 기술주뿐 아니라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대형 에너지 기업도 포함됐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석유·가스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특히 AI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발표한 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순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와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것이 실적 개선의 주요 배경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기업들의 실적 호조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고유가 등 각종 악재에도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AI 투자 열풍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수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현재 주가에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뿐 아니라 대규모 AI 투자가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본에 비해 수익 창출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월가의 투자 전문가 에드 야르데니는 “결국 이 모든 데이터센터를 피클볼 경기장으로 개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AI 인프라에 대한 과잉투자가 향후 수요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빗댄 것이다.
반면 소수 기업에 이익 성장이 집중됐다는 이유만으로 미국 증시 전반을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상위 10개 기업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S&P500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관련 대형주뿐 아니라 다른 업종의 기업들도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크리스 크리산티 MAI 캐피털 매니지먼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최고의 선수들이 팀을 이끌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제 몫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가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도 연초보다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들의 이익 증가 속도가 주가 상승률을 웃돌면서 주가수익비율(PER) 등 주요 가치평가 지표가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AI 기술주 중심의 증시 강세를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과 비교하지만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레이 애덤 레이먼드 제임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닷컴버블 당시 인터넷 기업들은 현재의 대형 기술기업들처럼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미국 증시의 상승세는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실제 기업들의 이익 증가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향후 기업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충족할 수 있을지가 주가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