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 마치고 나오는 조두순 [연합]
공판 마치고 나오는 조두순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에게 음주에 따른 심신미약을 인정해 감형한 판사가 퇴임 후 성범죄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성범죄 사건의 감형과 집행유예 판결을 ‘성공 사례’로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09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조두순 사건을 담당했던 이 모 전 부장판사는 지난해 3월 한 법무법인에 합류해 성범죄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조두순에 징역 12년 선고…음주 따른 심신미약 인정

조두순은 2008년 12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여아를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당초 검찰은 조두순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2009년 3월 1심 재판부는 범행의 중대성을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받아들여 감형했다.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고, 징역 12년형은 같은 해 9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당시 판결은 피해 아동이 입은 심각한 피해에 비해 형량이 가볍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음주에 따른 심신미약 감경을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조두순은 12년간 복역한 뒤 2020년 12월 출소했다.

가정법원장 거쳐 퇴임…성범죄 사건 변호 성과 홍보

이 전 부장판사는 조두순 사건 판결 이후 법원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가정법원에서 가사소년전문법관으로 근무했고, 2018년에는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장을 지냈다. 2020년 2월에는 광주가정법원장으로 승진했다.

조두순이 출소한 2020년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 법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퇴임 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불법 촬영 사건에서 벌금형을, 성폭력·성매매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이끌어낸 판결 등을 ‘성공사례’로 홍보하며 높은 수준의 수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 전 부장판사의 이 같은 행보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조두순에게 심신미약을 인정해 감형을 내린 재판장이 가정법원장을 거쳐, 이제는 성범죄 감형과 집행유예를 성공 사례로 홍보하며 사익을 챙기고 있다”며 “피해자와 국민을 두 번 울리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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